이대호 4삼진 굴욕 안긴 日 130승 투수, 현역 은퇴 선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2.24 05: 29

‘빅보이’ 이대호(40)는 현역 시절 삼진을 쉽게 당하지 않는 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런 이대호에게 한 경기 4삼진의 굴욕을 안긴 투수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동일본스포츠’, ‘풀카운트’ 등 일본 언론들은 23일, ‘가네코 치히로(39)가 삿포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가네코는 ‘올 시즌을 마치고 현역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오릭스에서 입단해 18년. 이렇게 야구를 오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통증에도 18년 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잘 케어를 해준 트레이너들과 강화 운동을 시켜준 코치들 덕분으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네코는 현역 은퇴 이후 니혼햄 구단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코치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오릭스 시절 가네코 치히로 /OSEN DB

가네코는 일본 사회인야구 도요타 자동차 출신으로 2004년 오릭스 버팔로스에 입단했다. 2006년 1군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17시즌 통산 387경기 2025⅔이닝 130승 94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08, 172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2018년까지 13시즌 동안 오릭스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두 자릿수 승리를 7시즌이나 기록했다. 2014년에는 191이닝 16승5패 평균자책점 1.98 탈삼진 199개를 기록했다. 이 해 다승,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일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의 영광을 안았다. 오릭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였다. 
150km의 강속구에 최대 8개의 구종을 던지는 등 진정한 팔색조 피칭으로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하지만 오릭스 시절 말미부터 2019년 니혼햄 파이터스로 이적한 뒤로 내리막길을 탔다. 올 시즌이 끝나고 가네코는 당초 니혼햄의 코치 제안을 뿌리치고 현역 연장을 노렸지만 끝내 현실을 받아들였다.
가네코는 오릭스 시절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다. 2011년 박찬호, 이승엽, 2012~2013년에는 이대호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대호는 가네코와 2년 간 함께한 뒤 2014년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첫 상대에서 가네코 상대로 굴욕을 당했다. 이대호는 2014년 4월12일 오릭스와의 경기에서 동료에서 처음 적으로 만난 가네코를 상대로 4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이대호의 굴욕이었다.
이대호는 삼진과 거리가 먼 타자다. 컨택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에 헛스윙이 잘 없다.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고 결과는 최상으로 이끌었다. KBO리그 통산 삼진 비율은 12.6%에 불과하다. 한 시즌 최다 삼진도 2017년 84개에 불과하다. 투수 입장에서 이대호는 삼진 잡기 힘든 타자였다. 하지만 이런 이대호를 한 경기에서 무려 4번이나 돌려세운 게 가네코였다. 
참고로 이대호는 일본 무대 진출 전까지 KBO리그에서는 한 투수에게 4연타석 삼진은 커녕 한 경기 4삼진 경기조차 없었다. KBO리그에서 한 경기 4삼진은 단 한 번 있었고 2021년 6월23일 사직 NC전에서야 처음 기록했다. 당시 이대호는 4타수 무안타 4삼진 1타점을 기록했다. 드류 루친스키에게 3연타석 삼진으로 물러났고 소이현에게 4번째 삼진을 당했다. /jhrae@osen.co.kr
오릭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가네코와 이대호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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