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의는 받았는데…고심 중인 FA 선행왕, 조건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일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2.25 06: 30

일찌감치 원소속팀 KT 위즈의 FA 잔류 제안을 받은 신본기(33)가 3주가 넘도록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도장을 찍지 않은 그의 의중은 무엇일까.
FA 내야수 신본기는 이달 초 원소속팀 KT와 총 두 차례의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에이전트가 없는 그는 첫 만남에서 가벼운 의견을 주고받은 뒤 두 번째 협상에서 계약기간 1+1년과 올해 연봉(1억1500만원)보다 조금 깎인 조건에 잔류 제안을 받았다. 당시 협상은 결론 없이 마무리됐고,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까지도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롯데 원클럽맨이었던 신본기는 지난 2020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적과 함께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막내 구단 내야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작년 초반 황재균의 코뼈 골절, 박경수의 허리 부상 공백을 메웠고, 한국시리즈에도 3경기에 출전해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다만 올해는 74경기 타율 1할8푼2리 1홈런 8타점으로 부진하며 신인 시절을 제외하고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신본기 / OSEN DB

신본기가 1할대 타율에도 FA를 신청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부산에 있는 가족 때문이다. 가장으로서 FA 계약을 통해 얻는 계약금과 계약 기간으로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구상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5살 아들과 4살 딸의 아버지인 신본기는 KT 이적 후 2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냈다. 물론 부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그는 가족과 함께 사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장에 나왔다.
냉정하게 올해 성적만 보면 FA 미아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야 백업이 필요한 KT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신본기는 최대 2년 현역 생활을 보장받았다. 다만 전반적인 조건과 계약금에서 선수와 구단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며 연말까지도 계약이 감감무소식이다. 신본기는 얼마 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KT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셨지만 조금은 냉정한 평가를 받아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털어놨다.
이제 신본기의 선택지는 3가지다. 우선순위는 당연히 KT 잔류.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오퍼가 들어온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감사한 일이다. 2년의 선수생활을 통해 또 다른 FA 계약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신본기는 여전히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여기에 프로 11년 동안 큰 부상이 없었고, 선행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인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다. 
아니면 시장의 동태를 살피며 타 구단 제안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일단 아직까지 신본기 영입에 관심을 드러낸 구단은 없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신본기는 보상선수가 필요없는 FA C등급이다. 그리고 만일 신본기가 더 나은 조건을 원할 경우 야구가 아닌 다른 길을 모색해 그가 말하는 '떳떳한' 가장이 되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이제 2022년도 어느덧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미계약 FA 6인 가운데 계약 제안을 받은 선수는 신본기가 유일하다. 과연 그가 무소속이 아닌 소속팀과 함께 계묘년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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