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NC 다이노스의 3루 자리가 최약 포지션이 됐다. 이제는 박석민(37)의 백의종군과 명예회복만이 3루 공백을 채울 대안이 됐다.
NC는 당장 내년부터 3루 자리에 큰 고민을 안게 됐다. 당장 올해 3루수로 주로 나섰던 노진혁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옆동네인 롯데와 4년 50억 원의 계약을 맺고 떠났다.
또한 당장은 어깨 탈구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지만 미래 3루수로 자리 잡아주기를 기대했던 1차 지명 유망주 박준영은 FA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떠났다. NC는 꾸준히 박준영의 잠재력을 믿어왔고 트레이드 제안도 거절해 왔다. 투수 위주로 보호선수 명단을 전략적으로 꾸리면서 울타리를 벗어났다. 부상의 여파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였다.
내부적인 3루 대안들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선수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닉 마티니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3루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들도 물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외야수 제이슨 마틴을 데려왔다. 마틴은 올해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 홈런 공동 1위(32개)에 오르는 등 장타력을 갖췄다.
마틴을 데려오면서 당장 노진혁은 물론 양의지(두산)가 빠진 장타력 공백을 채울 수는 있을 전망. 하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3루수 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계산이 아직 서지 않기 때문.
당장 서호철(26), 도태훈(29) 등이 기회를 받지만 무게감과 경험은 떨어진다. 결국 돌고돌아 박석민에게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명예회복을 노리며 현역 연장 기회를 얻은 박석민은 이제 팀이 기대야 하는 유력 대안이 됐다.
박석민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96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삼성을 떠나서 NC로 이적했다. 2020년을 앞두고 2+1년 최대 34억 원에 재계약 했다. 하지만 2021년 중반 원정 숙소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와 함께 비난을 받았고 KBO의 72경기, NC의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미 징계 이전에 계약 1년 연장 옵션 조건을 충족시킨 박석민은 2022년 징계 복귀 이후 명예회복을 노렸다. 하지만 허리, 발목 등 부상에 허덕이면서 16경기 타율 1할4푼9리(47타수 7안타) 2타점의 성적에 그쳤다. 2군에서도 23경기 타율 2할6푼3리(38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에 머물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명예회복에 나선다. 박석민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연봉이 문제가 아니었다. 박석민 스스로 이런 현역 생활의 마무리를 원하지 않았고 구단도 원했다. 박석민은 2023년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단, 연봉은 대폭 삭감됐다. 올해 연봉 7억 원에서 약 93% 삭감된 5000만 원에 내년 연봉 계약을 맺었다. 말 그대로 백의종군이다.
박석민도 리그 대표 3루수의 위용을 되찾고 구단도 3루 공백을 채울 수만 있다면 서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또한 유격수 자리에는 김주원이라는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내야수가 나서야 하기에 박석민의 경험이 그라운드에 도움이 도움이 돼야 한다.
다만, 명예회복과 백의종군 모두 성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하다는 전제를 충족시켜야 한다. 올해처럼 부상으로 뛸 수 없다면 그 어떤 조건도 달성할 수 없다. 구단이 생각했던 플랜도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박석민과 NC 모두에 중요해진 2023년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