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도 못다 한 과업…정체 중인 NC 영건들, 박세혁의 어깨가 무겁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2.27 19: 33

NC 다이노스가 최근 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는 영건들의 육성과 1군 안착이다. 
구단 최다승 투수 이재학(32),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25)를 제외하면 NC에서 내세울 수 있는 자체 육성 투수들은 손에 꼽는다. 최근 들어서 송명기(22), 신민혁(23), 김시훈(23) 등이 1군에 자리잡고 있지만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힘들었다.
2019년,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에게 안긴 4년 125억 원의 계약에는 ‘영건 육성’을 이끌어 달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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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의 성장에 반드시 좋은 포수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좋은 포수, 리더십으로 무장한 포수가 있다면 투수들은 필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양의지가 대표적인 포수였다. 
NC는 양의지가 젊은 투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올바른 성장의 길로 인도, 투수진이 질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이미 원석들을 많이 수집한 상황에서 이를 다듬을 누군가가 필요했다. 양의지는 원석을 보석으로 가꿀 수 있는 적임자였다. 
실제로 2019년부터 양의지와 함께하며 젊은 투수들이 하나둘 씩 잠재력을 터뜨렸다. 2019년 구창모가 실질적인 에이스로 떠올랐고 2020년에는 송명기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구창모와 송명기는 통합 우승의 주역이 됐다. 2021년에는 신민혁이 규정이닝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올해 김시훈인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아직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힘들다. 구창모는 최대 7년 132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지만 부상으로 아직 풀타임을 한 번도 소화하지 못했다. 송명기도 2020년 후반기 선발 6연승으로 통합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2021년 8승9패 평균자책점 5.91, 2022년 5승7패 평균자책점 4.51로 계속 주춤했다. 신민혁은 2021년 30경기 145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4.41로 이재학 이후 두 번째로 규정이닝을 채운 NC 토종 투수가 됐지만 올해 4승9패 평균자책점 4.56의 성적을 기록했다. 김시훈도 이제 막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을 뿐이다.
김태현(24), 조민석(24), 김진호(24), 전사민(23), 박동수(23), 하준영(23), 정구범(22), 하준수(22),김영규(22), 김태경(21), 강태경(21), 이용준(20) 등 현장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이 저 마다 기대감을 품고 점찍은 영건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성장을 위해 NC는 전략적으로 육성책을 펼치고 있다. 양의지 영입도 그 일환이었지만 그럼에도 성과가 뚜렷한 편은 아니다. 
양의지는 NC에서 4년 간의 생활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두산으로 떠났다. 영건들의 가능성을 일깨워주기는 했지만 마지막 영건들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양의지도 과업을 완전하게 완수하지 못하고 떠난 셈이다. 
이제 양의지의 바통을 박세혁이 잇게 됐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떠난 뒤 4년 46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NC의 새로운 안방마님이 됐다. 박세혁은 양의지의 공백을 완전하게는 힘들더라도 영건들이 의지할 수 있는 선배 포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최근 두산에서도 영건들과 호흡하며 좋은 시너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신인 자격 투수 중 역대 최다 홀드(23개)를 기록한 정철원(23)이 대표적이다. 이제 NC에서 더 많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 가면서 투수진을 리드해야 한다. 
양의지의 난 자리는 크다. 하지만 난 자리를 아쉬워 하기엔 아직 NC가 헤쳐나가야 할 과업이 산적해 있다. 박세혁이 양의지가 못다 한 과업을 마무리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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