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과소평가된 투수다.”
LA 다저스의 특급 유틸리티 야수 크리스 테일러(32)는 팀 동료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26)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테일러는 “매년 좋은 활약에도 올스타가 된 적이 없다. 내년에는 유리아스에게 올스타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리아스는 같은 멕시코 출신 좌완 ‘레전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뒤를 잇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16년 빅리그 데뷔 후 팔꿈치 수술로 재활의 시간을 거친 뒤 2019년부터 주축 투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19년 시즌 후 다저스가 FA 투수 류현진(토론토)과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도 유리아스의 존재가 컸다.
2020년부터 유리아스는 풀타임 선발로 떠올랐다. 2020년 단축 시즌 때 가을야구에서 6경기 4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17로 활약하며 32년 묵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한을 풀었다. 월드시리즈 6차전 우승 순간 마운드에 있던 투수가 7회부터 나서 2⅓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거둔 유리아스였다.
2021년에는 32경기(185⅔이닝) 20승3패 평균자책점 2.96 탈삼진 195개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다승과 승률 1위(.870), 사이영상 7위에 올랐다. 2022년에도 31경기(175이닝) 17승7패 평균자책점 2.16 탈삼진 166개를 기록한 유리아스는 NL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3위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다저스의 팀 역대 최다 111승을 견인했다.
유리아스는 최고 98마일(157.7km), 평균 93.1마일(149.8km) 포심 패스트볼 중심으로 커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쓴다. 빠른 공을 가졌지만 제구가 안정적이고 변화구가 좋아 힘에 의존하는 피칭을 하지 않는다.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에 가려 있었지만 최근 3년간 다저스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는 유리아스였다. 올스타에선 외면받았지만 2년 연속 최고 좌완 투수에게 주어지는 워렌 스판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유리아스는 내년 시즌을 마친 뒤 첫 FA 자격도 얻는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음 가는 특급 FA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커쇼,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마틴 페레즈(텍사스),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이상 샌디에이고) 등이 FA 투수로 나오지만 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유리아스의 가치가 압도적으로 높다. 스캇 보라스가 유리아스의 에이전트라는 점에서 대형 계약이 기대된다.
지난 2019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체포돼 2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지만 야구 외적으로도 성장 중이다. 테일러는 “유리아스의 영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모든 팀원들이 좋아한다. 내년에도 그와 함께하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