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2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1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비안 웨스트우드 패션하우스는 이날 SNS에 "고인이 영국 런던 남부 클래펌 자택에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또 "비비안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가 사랑했던 것들을 계속해서 디자인하고, 작업하고, 책을 쓰고,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었다. 그녀는 놀라운 삶을 살았다. 지난 60년 동안 그녀의 혁신과 영향력은 엄청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웨스트우드의 디자인 경력은 1970년대 시작됐는데 그가 록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매니저였던 말콤 멕라렌을 만난 직후였다. 웨스트우드와 맥라렌은 함께 런던 킹스 로드에 유명한 섹스 부티크를 열었는데, 이 부티크는 그 이름에 걸맞게 도발적인 페티쉬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을 판매했다.
웨스트우드는 곧 패션계 저항의 아이콘이 됐다. 그는 "나는 아이디어 없는 전복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적합성'이라는 단어를 파괴하는 것이 가장 흥미롭다고 자신의 패션관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벌거벗은 가슴이 인쇄된 티셔츠부터 해적 모자까지 다양한 웨스트우드의 창작물은 때때로 충격을 위해 실용성을 희생했다. 1993년 웨스트우드의 상징적인 '앵글로매니' 쇼에서는 플랫폼 힐을 위험할 정도로 높게 신은 모델들을 내보내 화제를 모았다. 세계적인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은 해당 런웨이에서 넘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고인은 또한 생전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 사 회참여적인 목소리도 냈으며 영국 패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에게서 1992년 OBE(대영 제국 훈장), 2006년 DBE 작위(2등급의 작위급 훈장) 훈장을 수여 받았다. 1990년과 1991년에는 연이어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로 선정된 바 있다.
웨스트우드는 킴 카다시안, 벨라 하디드. 두아 리파, 헤일리 볼드윈,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포함한 유명인사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였고 웨스트우드의 웨딩드레스는 2008년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가 연기한 캐리 브래드쇼가 크리스 노스가 분한 미스터 빅과의 결혼식을 위해 선택한 것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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