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주전 포수 영입 직격탄…기회는 충분했다. 이제 생존이 달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03 09: 35

지난 3년 동안 기회는 충분했다. 하지만 기회를 스스로 살리지 못했고 자기 자리로 만들지 못했다. 이제는 자신들의 생존이 달렸다. 롯데는 주전 포수를 FA 시장에서 확실하게 영입했다. 이제 기존의 포수들은 백업 자리를 두고 치열한 생존 게임을 펼쳐야 하는 신세가 됐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활발하게 보냈다. 신호탄은 포수 영입이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양의지(두산), 박동원(LG) 유강남까지 ‘포수 FA 빅3’가 시장에 나왔다. 롯데는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었지만 일편단심으로 LG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을 원했다. 4년 80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주전 포수 자리를 채웠다.
2018년 강민호(삼성)가 떠난 뒤 공백을 전혀 채우지 못한 채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 자리를 단숨에 보강했다. 지난해 1008⅓이닝을 비롯해 최근 5년 연속 9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최근 3년 연속 포수 최다 이닝의 자리는 유강남의 몫이었다. 금강불괴의 내구성을 과시하면서 프레이밍 능력을 비롯한 수비력에서 진가를 과시했다. 

롯데 포수 지시완(왼쪽)과 정보근 /OSEN DB

주전 포수 문제는 말끔하게 해결했다. 이제는 그동안 주전 포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지만 부족했던 포수들이 백업 경쟁을 펼치게 됐다. 롯데가 포수에 골머리를 안고 있던 시간이 길었고 이들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구세주가 되지 못했고 FA 영입까지 이어졌다. 
당장 지난해까지 선발 포수 자리를 양분 했던 지시완과 정보근은 유강남의 백업 파트너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시완은 71경기(48선발) 426⅓이닝, 정보근은 94경기(67선발) 585⅔이닝을 책임졌다. 안중열은 FA로 영입한 유격수 노진혁의 보상선수로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시완과 정보근은 대척점에 있는 선수다. 지시완은 공격형 포수, 정보근은 수비형 포수에 가깝다. 지시완은 일발 장타력을 비롯해 대타로 활용 가능할 정도의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송구 능력과 투수 리드는 비교적 떨어지지만 블로킹 능력은 준수하다. 
반대로 정보근은 송구 능력과 투수 리드에서 나름 강점을 보였다. 그동안 롯데 투수들은 정보근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더 선호했고 출장 기회를 보장 받았다. 코칭스태프도 이러한 정보근에게 기회를 줬다. 문제는 1할대 타율의 빈약한 타격 능력이다. 
유강남이 공격과 타격 모두 두 선수보다 우위에 있기에 포수진 라인업을 어떻게 꾸릴지도 롯데 입장에서는 고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지시완과 정보근 외에도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고 있는 강태율이 있고 또 지난해 KIA에서 방출된 타격이 강점인 좌타 포수 이정훈도 경쟁 대열에 뛰어들 수 있다.
롯데 손성빈 /OSEN DB
 
잊지 말아야 할 경쟁자도 있다. 오는 6월, 상무에서 1차 지명 포수 유망주 손성빈이 전역을 하게 된다. 대형 포수의 잠재력을 갖춘 손성빈의 등장은 당장의 백업 경쟁 구도에 긴장감을 일으킬 수 있다. 미래도 대비하는 육성을 위해서 롯데가 전략적으로 손성빈의 활용 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강남까지 영입하며 나름 1군 경험을 갖춘 포수가 많아졌다. 백업 경쟁, 1군 생존 경쟁을 극복하고 유강남과 보조를 맞출 포수는 누가 될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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