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개막 12연패→4승' FA 좌완, "공부할 부분 참 많았다"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1.03 12: 30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36)의 FA 계약 첫해 성적은 아쉬움 그 자체. 
2021년 14승 5패(평균자책점 2.63)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한 백정현은 지난해 4승 13패(평균자책점 5.27)로 마감했다. 개막 후 12연패의 늪에 빠졌던 백정현은 9월 3일 두산을 상대로 지각 첫 승을 신고했다. 전반기 14경기에서 승리 없이 10패(평균자책점 6.63)를 떠안았지만 후반기 10차례 마운드에 올라 4승 3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백정현은 삼성 트레이너 출신 이한일 대표가 운영하는 재활 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아쉬움보다 제가 한 만큼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 성적을 떠나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한 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기나긴 연패의 늪에 빠지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 백정현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공부해야 할 부분은 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공부해야 할 부분이 참 많았다"고 대답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 /what@osen.co.kr

백정현은 지난해 피홈런 22개로 이 부문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전반기 피홈런 19개를 내줬으나 후반기 3피홈런에 그쳤다. 장타 허용 억제에 초점을 맞춰 끊임없이 연구했다. "야구라는 게 정타를 허용한다고 다 안타 또는 홈런이 되는 건 아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장타로 연결되는 게 많아 이 부분을 수정하려고 했다. 구종도 바꿔보고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후반기 들어 피홈런 감소에 도움이 됐다. 시즌 끝날 무렵 장타 허용이 줄어든 게 수확이었다". 백정현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투심 패스트볼 공부를 많이 했다. 메이저리그 톰 글래빈과 그렉 매덕스의 투구 동영상도 보고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후배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이)재익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재익이가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자신만의 노하우가 많더라. 이야기를 듣고 시도를 해보니까 장타 억제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백정현 /what@osen.co.kr
지난해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오프 시즌 훈련에 변화를 줬는지 물어봤다. 백정현은 "부상이 없으면 좋은 운동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운동하면서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소화했다. 이한일 대표님께서 저에 대해 워낙 잘 알고 계셔서 많은 도움이 된다. 다른 선수들은 미국 또는 일본에 가서 운동하기도 하는데 저는 여기서 운동을 잘 시켜주니까 계속 이곳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매년 겨울마다 조용히 여행을 떠나며 한 해를 마무리했던 그는 올해 훈련 시간을 더 늘렸다. 그는 "예전에는 여행을 다니느라 꾸준하게 운동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운동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가족과 여행 가기 전 숙소를 알아볼 때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있는지 먼저 확인했다. 한 살 한 살 더 먹으면서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한 번 떨어지면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백정현은 모교인 대구 상원고에 이어 옥산초등학교에 남몰래 기부했다. 이와 관련해 "중학교가 해체되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뿐이다. 제가 (모교로부터) 받은 게 너무 많다.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하고 고마운 기억이 있는 모교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규 시즌 7위로 마감한 삼성이 반등하기 위해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백정현도 해줘야 할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클 듯. 하지만 백정현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예전 같으면 책임감이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했을 텐데 지금은 그냥 하고 있다. 어릴 적에는 큰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잘하자는 마음으로) 한다". 
삼성은 강도 높은 스프링캠프를 예고했다. 베테랑 백정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는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하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훈련량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가기 전에 잘 준비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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