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1개월, 부상자 나온다면…” 안우진 추가 발탁 가능성, 아예 없는 것인가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1.05 06: 00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최종 엔트리 제출까지는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은 상황. 그 사이 KBO리그 최고 투수 안우진(키움)이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일까. 안우진 선발 논란을 이제 종결 단계로 봐도 될까.
‘뜨거운 감자’ 안우진의 국가대표팀 승선은 없었다. 조범현 WBC 대표팀 기술위원장은 지난 4일 서울 도곡동 KBO에서 내년 3월 WBC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30인을 공개했다. 투수 포지션은 전체 엔트리의 절반인 15인이 이름을 올렸고, 그 가운데 안우진의 이름은 없었다. 앞서 관심 명단 50인에서도 제외됐던 그는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하며 야구 월드컵인 WBC 출전이 좌절됐다. 
안우진은 지난해 프로 5년차를 맞아 30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호투하며 키움 에이스에서 리그 에이스로 거듭났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국가대표 간판 김광현(2.13·SSG)을 제쳤고, 224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194개)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는 2021년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에 이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위. 한국인 투수 중에는 역대 1위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투수 최고 영예인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키움 안우진 / OSEN DB

성적만 보면 태극마크는 물론 한일전 선발로도 손색이 없다. 마침내 김광현(SSG), 양현종(KIA)의 뒤를 잇는 국가대표 에이스가 탄생한 듯 했다. 그러나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전력으로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국가대표 영구 자격박탈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한체육회 주관 국제대회 출전이 불가하다.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주관 대회라 출전 제한이 없지만 KBO 기술위원회마저 그를 끝내 외면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학교폭력 징계 이력이 있는 선수에게 신성한 태극마크를 부여할 수 없었다. 조범현 위원장은 “선수 선발은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 의미, 책임감, 자긍심 등 어려 요인을 고려했다”라고 안우진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3.01.04 /jpnews@osen.co.kr
그러나 국제대회 성적을 발판 삼아 부흥을 노리는 KBO 입장에서 안우진 제외는 못내 아쉬운 면이 있다. 미국, 일본 등 한국의 최대 경쟁 국가들은 역대 최강 전력을 구축 중이고, 한국은 대진표 상 본선 1라운드부터 강호 일본과 만나야 한다. 장소는 일본의 홈인 도쿄돔이다. 시속 150km대 강속구와 강속구에 버금가는 슬라이더를 보유한 안우진은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일까. 조범현 위원장과 이강철 대표팀 감독 모두 안우진의 국가대표 논란을 종결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시원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조범현 위원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부상선수 여부에 따라서 1, 2명 정도를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된다”라고 약간의 여지를 남겼다. 
WBC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은 한국 시간으로 내달 8일이다.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고, WBC 규정 상 메디컬에서 문제가 발생한 선수는 자유롭게 교체가 가능하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4일 발표된 30인이 그대로 도쿄행 비행기를 탈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부상 변수가 발생하면 멤버를 교체해야 한다. 
다만 그럴 경우 안우진이 그 자리를 대신할지는 미지수다. 아마 안우진 발탁을 고려했다면 앞서 관심명단 50인에 그의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과거 학폭 가해와 관련한 동정 여론이 조성되지 않는 한 안우진의 승선은 어려워 보인다. 조 위원장 또한 “오랜 기간 고민해서 지금의 30명을 뽑았다. 부상 이슈가 없을 경우 선수 교체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데뷔 5년 만에 KBO리그를 평정하고도 국가대표팀의 외면을 받은 안우진. 프로 입단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학폭 논란이 그의 태극마크 꿈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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