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란 같았던 '백업 1순위' 외면…NC는 왜? 근성의 대체자 있으니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06 17: 10

NC 다이노스 창단 이후 10여 년 동안 요긴하게 활용했다. 주전급 선수라고 보기는 힘들었지만 백업 1순위 자원이었고 알토란 같은 자원이었다. 권희동(33)은 NC에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동행은 힘들게 됐다. 여러 대체 후보들이 있지만 정확하게 권희동의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유망한 후보군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가장 많은 내부 FA 선수들을 보유했던 NC 다이노스는 이별과 재회의 기쁨을 나눈 끝에 어느 정도 FA 시장이 마무리 됐다. 잔류에 총력을 기울였던 포수 양의지는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떠났고 유격수 노진혁도 롯데와 4년 50억 원 계약을 맺었다. 불펜진의 우승 공신 중 한 명이었던 원종현 역시 4년 25억 원에 키움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신 NC는 2루수 박민우와 5+3년 총액 140억 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고 ‘개국공신’ 이재학을 2+1년 9억 원에 잔류시켰다. 그리고 양의지가 떠난 포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박세혁을 4년 46억 원에 데려왔다. 
하지만 외야수 이명기(C등급), 권희동(B등급)과는 협상을 하지 않았다. 이미 계약 불가 의사를 통보했고 대신 타구단 영입 제안이 있다면 사인 앤 트레이드에도 전향적이다. 문제는 이들에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안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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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기와의 결별은 어느정도 예상됐다. 발 빠른 좌타자라는 특장점은 NC 내에서 경쟁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권희동의 경우 비교적 쓰임새가 있는 선수였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84순위로 입단해서 외야 전포지션을 커버하면서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OPS형 타자로서 중용을 받았다. 우타자라는 점도 이유였다. 준주전급 선수로서 외야진 뎁스를 강화시켜주고 선수단 운영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했다. 2017년 141경기 타율 2할8푼6리(472타수 135안타) 19홈런 86타점 72득점 OPS .829의 성적을 남기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통산 타율은 2할5푼9리지만 출루율은 3할5푼3리로 1할 가까이 높다. 두 자릿수 홈런도 충분히 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2021년 55경기 타율 2할6푼3리(133타수 35안타) 8홈런 26타점 OPS .872의 성적을 기록했고 특히 대타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로 특급 대타 자원으로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원정 숙소 방역수칙 위반 의혹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올해 징계 복귀 이후에는 82경기 타율 2할2푼7리(238타수 54안타) 5홈런 22타점 OPS .654로 부진했다. 대타 타율도 2할1푼8리. 장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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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백업’ 선수의 가치를 잃었고 또 젊은 야수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특히 장타를 칠 수 있는 우타 외야수 자리에 더 젊은 대체 자원인 천재환(29)이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29경기 타율 1할4푼3리(35타수 5안타) 1홈런의 성적에 그쳤지만 육성선수 입단 이후 인고의 세월을 거쳐서 기대를 모으는 선수로 거듭났다. 퓨처스리그에서는 76경기 타율 3할1푼1리(273타수 85안타) 9홈런 52타점 18도루 OPS .846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강인권 감독은 천재환의 스타일에 대해 “권희동과 유사한 스타일이라고 본다. 외야 전포지션 소화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어깨도 좋은 편이고 도루도 10개 정도 기록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NC 입장에서 천재환이라는 비슷한 대체자원이 있기에 권희동과 FA 계약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었다. 근성으로 1군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선수의 존재는 선수단에 언제나 경쟁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천재환 외에도 퓨처스 FA로 영입한 한석현(29)이 있고 상무에서 전역한 김성욱(30)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다시금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권희동이라는 선수의 과거 쓰임새를 떠나서 이제는 경쟁력이 사라진 상태다. 선수단의 점진적 세대교체도 필요하기에 권희동과 이별은 선택하고 있다.
NC는 권희동의 사인 앤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열려있다. 하지만 구단 입장은 “제의가 들어와야 논의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한화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한화는 권희동을 관심 리스트 수준에만 올려놓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과연 NC는 권희동이라는 선수단의 소금 같은 존재를 잊고 선수단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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