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대+장타 실종…韓 최고령 홈런왕의 라스트댄스, 4년 전 도쿄돔 악몽 씻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1.07 08: 25

‘홈런왕’ 박병호(37·KT 위즈)가 4년 전 도쿄돔 악몽을 털고 국제대회에서 국민거포의 위용을 발휘할 수 있을까. 
박병호는 지난 4일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37살이 된 베테랑이지만 지난해 KBO리그 최고령 홈런왕을 거머쥐며 7명의 후배들과 함께 내야수 8인 엔트리에 포함됐다. 1986년생인 박병호는 이지영(키움)과 함께 이번 대표팀의 최고령 선수다. 
박병호는 그 동안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한국야구 영광의 순간에 늘 함께 했다. 

2019 프리미어12에 출전한 박병호 / OSEN DB

그러나 최근 국제대회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2019년 올스타, 1루수 골든글러브, 홈런왕(33개)에 힘입어 프리미어12 4번타자 중책을 맡았지만 장타 없이 타율 1할7푼9리(28타수 5안타)로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오프닝라운드 첫 경기였던 호주전부터 슈퍼라운드 일본전까지 7경기 모두 4번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타율 2할8리(24타수 5안타)로 부진했다. 5안타 모두 단타로, 자기 스윙을 전혀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의 신뢰는 두터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승엽이 부진을 씻고 귀중한 한 방을 쳐냈듯 박병호 또한 살아날 것으로 굳게 믿었다. 그러나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과 박병호 / OSEN DB
이후 한 동안 에이징커브 논란에 시달렸던 박병호는 지난해 KT 이적과 함께 국민거포의 명성을 되찾았다. 2022시즌 124경기 타율 2할7푼5리 35홈런 98타점 OPS .908로 활약하며 호세 피렐라(28개·삼성)를 따돌리고 최고령 홈런왕의 영예를 안은 것. 2019년 이후 3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탈환, 역대 최다인 통산 6번째(2012, 2013, 2014, 2015, 2019, 2022) 홈런 부문 트로피를 따냈다.
2023 WBC 대표팀의 1루수 및 지명타자 자원은 박병호를 비롯해 메이저리거 최지만(피츠버그)과 강백호(KT) 등 3명이다. 최지만의 주전 1루수 기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병호는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출격해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발목 인대 파열 여파로 이번 대회 1루 수비에 물음표가 붙었는데 최지만이라는 든든한 1루수 자원이 합류하면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작년 박병호의 부활을 지근거리에서 본 이강철 대표팀 감독의 기대는 크다. 이 감독은 “아시아권 팀들과 맞붙은 1라운드 정도는 박병호가 투수들의 스피드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도쿄돔이라는 구장 또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박병호의 한 방을 기대해보겠다”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2019년 악몽을 털고 도쿄돔에서 호쾌한 장타를 날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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