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왜 끝까지 바우어 방출 고민했나" 설마 샌디에이고 때문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1.08 06: 00

LA 다저스에서 방출된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32)를 데려갈 팀이 있을까. 
다저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바우어를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 원하는 팀이 없으면 완전히 방출돼 FA로 풀린다. 올해부터 출장이 가능한 바우어의 잔여 연봉 2250만 달러는 다저스가 지불하게 된다. 
완전 방출 후 바우어를 데려가는 팀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72만 달러에 쓸 수 있다. 지난 2020년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바우어는 2021년에도 성폭행 혐의로 이탈하기 전까지 다저스에서 17경기(107⅔이닝) 8승5패 평균자책점 2.59 탈삼진 137개로 호투했다. 

[사진] 트레버 바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력은 확실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선수라 선뜻 다른 팀이 바우어를 데려갈 수 있을지 의문. 이번 성폭행 혐의가 터지기 전에도 드론을 수리하다 손을 다쳐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고, 교체 후 홧김에 공을 외야 담장 밖으로 던지는 기행을 일삼았다. 또한 SNS로 팬들과 설전을 벌이거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비판하면서 크고 작은 논란을 쉴 새 없이 일으켰다. 
양도 지명 결정 전날 다저스 수뇌부를 만난 자리에서도 바우어는 반성을 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모습으로 실망시켰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바우어와 관계를 끊어낸 다저스의 결정은 전혀 어렵지 않았어야 했다’며 다저스가 2주 동안 바우어 거취를 두고 시간을 끌며 고민한 것을 비판했다. 
[사진] 트레버 바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적 중재를 거쳐 바우어의 징계가 324경기에서 194경기로 완화된 뒤 다저스로 공이 넘어갔다. 중재 이후 2주 내로 바우어의 거취를 결정해야 했고, 시간을 꽉 채워 방출을 결정했다. 기사를 작성한 켄 로젠탈 기자는 ‘다저스는 바우어를 방출했을 때 잠재적인 불이익에 대해 초조해하며 사실상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미뤘다. 바우어가 다른 팀에서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지적했다. 
다저스가 부메랑 효과를 걱정한 것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때문일 수도 있다.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하는 등 선수 보강에 적극적인 샌디에이고는 남은 오프시즌에 1~3선발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 조 머스그로브를 뒷받침할 선발투수를 찾고 있다. 만약 샌디에이고가 바우어를 데려가면 단숨에 우승 후보 1순위가 된다. 
[사진] 트레버 바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젠탈 기자는 ‘다저스의 최대 위협이 되는 샌디에이고는 바우어를 최저 연봉 72만 달러에 영입할 수 있게 됐다. 다저스는 우승 경쟁팀이 이기는 데 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며 ‘다저스의 우려는 야구적 관점에서 근거가 충분하지만 다소 근시안적이다. 바우어 상대로 접근 금지 명령을 요청한 여성이 샌디에이고 출신이란 점에서 파드리스가 바우어를 영입하면 설명할 일이 많을 것이다’며 현실적 이유로 샌디에이고행 가능성을 낮게 봤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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