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중독된다' 후배, 야구장 직원 모두 챙기는 추신수식 표현과 가치관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01.11 11: 10

‘추추트레인’ 추신수(41)에게 ‘우승’은 꽤 달콤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번 더 ‘우승’을 목표로 달릴 준비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주위 사람들을 챙기고 있다.
추신수는 2022년 끝무렵 OSEN과 인터뷰에서 “겨울 동안 정말 우승 축하를 많이 받으면서 지냈다. 오프시즌 동안 이렇게 운동을 하는 이유는 다음 시즌에 한 번 더 우승의 순간을 느끼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6시즌을 뛴 추신수가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한국 야구 팬들 처지에서 매우 반길 만한 일이었다.

SSG 랜더스 '추추트레인' 추신수. / OSEN DB

추신수는 KBO 첫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21홈런 25도루 69타점 장타율 .451 출루율 .409를 기록했다. 그는 KBO리그 입성 첫해 올스타로 뽑혔고 그해 10월 5일 잠실 LG전에서 홈런을 기록하며 39세 2개월 22일의 나이로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완성했다.
양준혁의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38세 4개월 9일)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또 추신수는 지난해 10월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00번째 볼넷을 얻어내며 역시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최고령 단일시즌 100볼넷 기록(37세 3개월 26일)도 39세 3개월 13일로 늘렸다.
지난 시즌에는 112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409타수 106안타) 16홈런 58타점 15도루 장타율 .430 출루율 .382 OPS .812를 기록했다. KBO리그 첫 시즌에는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고, 두 번째 시즌에는 몸을 사리지 않고 뛰다가 부상을 입어 빠진 날도 있었다.
답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2022년 가을,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우승을 고국에서 이뤘다. 그것도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통합 챔피언’의 멤버가 된 것이다.
추신수는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하고 눈물 글썽거리던 추신수는 인터뷰 때 “고생해서 우리가 우승을 했다.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자부심 다음에는 자신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야구에 진심인 SSG 랜더스 추신수. / OSEN DB
추신수는 “항상 생각하라고 한다. 이뤄지지 않거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한다’, ‘가능하다’라고 생각하고 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실 이런 마음은 추신수가 지난 2시즌 동안 후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표현했다. 그래서 SSG 선수단 분위기도 바뀌었다. 조금 더 일찍 움직이고 능동적으로 자기가 할 일을 더 찾아서 경기를 준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생각 하나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마음은 후배들 뿐 아니라 추무빈, 추건우, 추소희 등 “자식들에게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사람 일이다. 추신수도 알고 있다. 그는 “그래도 티를 내면 안된다. ‘나도 사람이다’고 하지만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좋은 일을 다 함께 나누는 데에는 적극적이다. 그는 새해를 맞아 지난해 선수단을 지원해온 관계자 55명에게 감사 선물을 전달했다. 버스, 라커룸, 세탁실, 선수단 식당, 그라운드, 응원석, 훈련장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선수단을 지원해준 분들에게 총 5000만원 상당의 신세계 상품권을 선물했다.
추신수는 “보이지 않는 관계자분들이 우리 선수들을 아껴주셨기에 선수들의 기록도 향상됐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SSG의 통합 우승에 이분들의 기여도 상당히 컸다. 이분들과도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고마워했다.
추신수만의 표현과 가치관에 SSG 선수단과 관련 직원들이 중독되고 있다. 물론 그도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좀 어렵고 안 좋을 때는 항상 내가 걸어왔던 길을 좀 되돌아보고 많이 생각한다”며 “힘들었던 그런 시간을 떠올려보고 비교해보게 된다. 그러면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 생각에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기도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신을 다스리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챙기는 추신수. 2023년에도 그는 자신만의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한다. 그는 동료들보다 먼저 미국에서 운동을 하고 2023년 스프링캠프를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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