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당결안’, 문제 해결되긴하나요?…논란에 빠진 결혼 예능 [Oh!쎈 초점]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01.12 07: 34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부터 SBS 플러스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이하 당결안)’까지.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 부부들의 내밀한 결혼 생활을 다룬 예능들이 연일 논란에 휩싸이며 잡음을 내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플러스 ‘끝장부부 합숙소 당결안(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에서는 제작진의 권유로 서로 존중하는 감정표현과 긍정적인 대화법을 배우기 위해 나선 김단하-배정근 부부의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오히려 앙금을 쌓았고, 계속해서 불편한 마음을 전하며 최종 점검에서도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촬영중단’ 상태가 담기는가 하면, “내가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단하의 폭탄 고백에 충격을 받은 정근의 모습까지 그려졌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 SBS 플러스 '당결안'

이후 두 사람의 격앙된 다툼과 ‘이혼 위기’ 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쏟아졌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두 부부를 향한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배정근은 OSEN을 통해 “무서워서 (누리꾼들의) 반응을 보기 힘들다”라며 힘겨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당결안’의 자극적인 헤드라인은 첫 방송부터 두각을 보였다. 두 사람의 갈등에 앞서, ‘당결안’에 출연한 ‘종지 부부’의 아내 이지연은 “남편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폭탄 고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결안’은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관계 개선을 위해 색다른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정작 시청자들의 눈을 자극해 뇌리에 남는 장면은 부부의 싸움뿐이다. 결국 관계 회복을 위해 나온 출연자들이 되려 상처를 받게 된 셈.
자극적인 부부 이야기에 심취해 비판을 받은 사례로 ‘결혼지옥’도 빠질 수 없다. 이혼의 문턱에 선 부부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와 오은영의 족집게 솔루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결혼지옥’은 지난해 12월, ‘아동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며 크게 삐걱였다.
방송에는 남편이 7살 의붓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엉덩이를 찌르고 껴안고 뒹구는 등 장난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논란이 불거지며 경찰에 신고까지 들어갔고 프로그램 폐지 요구도 빗발쳤다.
이에 ‘결혼지옥’ 측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라며 사과, 2주간의 휴식기를 가진 후 방송을 재개했다.
하지만 자극적인 부부의 사연은 여전했다. 지난 9일 방송된 ‘결혼지옥’에서는 아들 셋을 키우며 서로 남 탓만 하는 사연자 부부가 등장, 남편은 “아내가 폭발해 문을 잠갔는데 문을 치고, 발로 차고 난리가 났다. 문을 열자마자 제 멱살을 잡고 들어왔는데 그걸 어머니가 보고 있었다”라며 아내의 폭력을 언급했다. 또한 이에 앞서 ‘결혼지옥’은 조지환-박혜민 부부의 자극적인 마케팅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모든 부부의 결혼 생활이 행복할 수만은 없다. ‘결혼지옥’과 ‘당결안’ 등, 현실적인 부부들의 위기와 이를 풀어가는 모습을 노출해 시청자들의 공감과 위로를 전해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적당한 자극적인 요소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기에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과도한 ‘자극적 전개’에 관계 해결을 위해 등장한 출연자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피로감도 유도하고 있다. 좋은 프로그램의 취지까지 희미해질 수 있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 있어 제작진들의 세밀한 전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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