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할 시간에 야구에 투자를..." 오승환의 연봉 백지위임 이유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1.12 11: 00

'끝판대장' 오승환(41·삼성)의 선택은 백지위임이었다. 
삼성은 지난 11일 '오승환이 2023년 연봉 계약을 구단에 백지위임했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오승환은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년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오승환 / OSEN DB

오승환은 지난 시즌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6승 2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세이브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중반 한때 난조를 보이며 잠시 마무리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곧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오승환의 연봉 백지위임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에 가깝다. 현재 분위기 상 연봉 동결보다 삭감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기보다 구단 측에 연봉 계약을 일임하고 야구에 전념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 오프 시즌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과거 구단 측에 연봉 백지위임을 했던 모 선수는 "연봉은 어차피 구단에서 책정해서 나오는 것이다. 사실 선수라면 누구나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 협상한다. 나 역시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하지만 연봉 협상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야구를 하면서 누리고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만 더 참고 이겨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연봉 협상할 시간을 내게 투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도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구단 측에 연봉 계약을 백지위임한 그는 일찌감치 올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 1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이다. 삼성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말도 안 되는 연패를 했기 때문에 올 시즌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지난해 아쉬움을 올 시즌 만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올 시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성적이 안 좋으면 분명히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더 나올 거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와 개인 통산 400세이브 달성을 앞두고 있는데 나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퍼포먼스와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단 측도 통 큰 선택을 한 오승환을 위해 최대한 배려해준다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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