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떠나 ML 복귀했지만…부진 끝 은퇴, 재계약 거절한 폰트는 괜찮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1.13 19: 44

KBO리그에서 MVP를 차지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던 투수 조쉬 린드블럼(36)이 은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고, 3년 계약이 끝나면서 은퇴를 결정했다. 
린드블럼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린드블럼은 “30년간 야구는 내게 볼과 스트라이크, 안타와 득점, 승리와 패배 이상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야구는 내게 인생을 가르쳐줬고, 이 편지를 쓰게 만들어줬다”며 “사랑하는 야구를 통해 내게 영향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린드블럼은 커리어 하이를 한국에서 보냈다. 지난 2015~2017년 롯데 자이언츠, 2018~2019년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KBO리그 5년 통산 130경기(823⅓이닝) 63승34패 평균자책점 3.55 탈삼진 750개로 활약했다. 마지막 해였던 2019년 30경기(194⅔이닝)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189개로 다승·이닝·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다.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MVP에도 선정됐다. 

조쉬 린드블럼이 2019년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한국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 계약도 따냈다. 지난 2019년 12월 밀워키와 3년 보장 912만5000달러 다년 계약을 하면서 빅리그로 복귀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2020년 12경기(45⅓이닝) 2승4패 평균자책점 5.16에 그쳤고, 2021년에도 8경기(16⅔이닝) 평균자책점 9.72로 무너진 끝에 5월말 양도 지명(DFA) 처리됐다.
웨이버 기간 원하는 팀이 없어 밀워키 산하 트리플A 내쉬빌 사운즈 소속으로 이관된 린드블럼은 마이너리거로 강등됐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풀시즌을 보내며 26경기(133⅓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4.05 탈삼진 133개를 기록했지만 빅리그 콜업은 없었다. 밀워키와 3년 계약이 끝나며 시즌 후 FA가 됐고, 해를 넘겨서까지 팀을 찾지 못하면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유니폼을 벗었다. 
린드블럼의 은퇴는 KBO리그에서 성공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에릭 테임즈, 메릴 켈리(애리조나),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등 성공 사례가 많지만 도전에는 리스크가 뒤따른다. 
SSG 랜더스를 떠나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투수 윌머 폰트(33)는 더 큰 리스크를 안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끈 폰트는 재계약 제안을 뿌리친 채 일찌감치 미국 복귀 의사를 전달했고, 지난 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소식이 알려졌다. 기대했던 메이저리그 계약은 아니라는 점에서 나름 큰돈을 받은 린드블럼보다 사정이 더 나쁘다. 
윌머 폰트. 2022.11.08 /sunday@osen.co.kr
그래도 예비 선발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긴 하다. 미국 ‘MLB 트레이드 루머스(MTR)’는 13일 폰트를 샌디에이고의 선발 옵션 중 한 명으로 꼽으며 ‘5월에 33살이 되는 폰트는 와일드카드다. 수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저니맨이었지만 2021년 한국으로 갔고, 2년간 SSG의 에이스급 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25경기 평균자책점 3.46, 지난해 28경기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폰트는 23.3%의 탈삼진율을 보이며 볼넷 허용률은 4.7%에 불과했다. 땅볼 아웃 비율도 51.6%였다’며 ‘해외에서의 성공이 늘 메이저리그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마일스 마이콜라스(세인트루이스), 켈리(애리조나)처럼 다른 곳에서 돌파구를 찾은 뒤 복귀한 선수들이 있다. 폰트는 현재 40인 로스터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경쟁을 해야 하지만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성공적으로 복귀한 마이콜라스와 함께 KBO리그 출신 켈리의 이름도 나왔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경험 없이 지난 2015년 SSG 전신 SK 와이번스와 계약하며 한국으로 향했다. 2018년까지 4년간 KBO리그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며 기량 향상을 이뤘고,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4년간 안정감 있는 활약으로 애리조나와 2년 연장 계약도 했다. 
KIA 시절 애런 브룩스. /OSEN DB
한편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 조 머스그로브로 이어지는 1~3선발이 고정됐지만 4~5선발이 정해지지 않았다. FA 재계약한 닉 마르티네스, FA 영입한 세스 루고가 있지만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스윙맨들이다. 폰트 외에도 애드리안 모레혼, 제이 그룸, 브렌트 허니웰 주니어 그리고 또 다른 KBO리그 출신 투수 애런 브룩스도 예비 선발 후보로 꼽혔다. 지난 2020~2021년 KIA 타이거즈에서 뛴 브룩스는 지난달 샌디에이고와 마이너 계약했고, 스프링캠프부터 폰트와 경쟁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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