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박소담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34일 무계획 유럽 여행" [인터뷰③]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1.16 13: 42

박소담이 암 수술을 받은 뒤 생애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난 사연을 공개했다.
16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유령' 주연 배우 박소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유령'(각본감독 이해영, 제작 더 램프㈜, 제공배급 CJ ENM)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박소담은 극 중 총독부에 잠입한 항일조직 스파이 유령을 찾으려는 덫에 걸려 호텔로 끌려온 유리코로 분해 열연했다. 도발적인 매력을 무기 삼아 조선인임에도 총독부 실세인 정무총감 비서 자리까지 오른 야심가 캐릭터다.
앞서 박소담은 2021년 갑상선 유두암을 진단 받아 수술을 했고, 다행히 건강하게 회복해 활동을 재개했다.
박소담은 "사실 2년간 내가 살아오면서 어떻게 보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지만, 내 스스로 '박소담 너 잘 아팠다'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아팠기 때문에 스스로 락(lock)이 걸린 것 같다. '기생충' 인터뷰 할 때도 1년간 공백기를 가지고 번아웃이 왔는데, 번아웃 자체가 이렇게 계속 오는지 몰랐다. 살아가다가 한 번쯤은 무너질 수 있고, 빈도수가 잦아질 수 있겠다 싶었다. 그게 이번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선배님들께서 작품을 하고 일을 할 때 '소담아 너 잘 쉬어야 돼, 한 작품 끝나면 여행도 다녀오고 바람도 쐬고'라고 해주셨는데, 그러질 못했다. 내 스스로 나에게 투자한 시간이 없었고, 그 작품을 위해서만 달려 나갔다. 사람 박소담으로 앞으로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까 고민을 못했다. 원래 멍 때리는 걸 못했는데, 아픈 덕분에 의도치 않게 멍 때리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감사한 분이 많은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암 수술을 받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서 34일 동안 외국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것도 무계획으로.
그는 "유럽으로 떠났는데 바로셀로나, 스위스, 런던에 갔고, 아이슬란드에 가서 오로라까지 보고 왔다. 공항에 갈 때부터 회사 직원들이 혼자 여행 가는 게 괜찮냐고 걱정하더라. 나도 불안했지만 혼자 떠나긴 했다. 런던에서 이정은 언니가 영화제를 하길래 만났고, 봉준호 감독님과 통역사 샤론 최 언니도 만났다. 이후 혼자 운전해서 아이슬란드를 막 돌아다녔다"고 했다.
박소담은 "솔직히 여행을 가기 전에는 못 해낼까 봐 걱정했다. 혼자서 뭘 해 본 적이 없었다. 가족들과 같이 살아서 '박소담 넌 혼자 할 줄 아는 게 없었구나' 했는데, 다행히 운전은 잘해서 스위스에서 자연 속을 다녔다.(웃음) 굉장히 내 스스로를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외국에 가니까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더라. '더 잘 살아가야겠다' 싶었다. 무계획으로 떠났는데 계속 연장하고 연장해서 34일을 보낼 수 있었다. 그것도 전부 내가 아팠던 덕분"이라고 했다.
여행을 다녀온 박소담을 무엇을 느꼈을까. "앞으로 얼마나 살아가고 싶은지 확 정리가 됐고, 한국에 가서 '유령'을 홍보하고 싶었다. 에너지를 확 채우고 왔다.(웃음) 선배님들과 감독님을 만나서 '유령'을 홍보하고, 또 많은 분들을 만나고 그런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하루인 것 같다. 여행에 대한 기록을 인스타에도 못 올렸는데, 홍보가 끝나면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영상도 찍었는데 '우당탕탕 박소담'이 제목이다"며 웃었다. 
한편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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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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