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환이형 이제 홈런만 많이…고생은 내가 하겠다” 두산 뉴 캡틴의 각오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1.16 15: 30

두산 원클럽맨 허경민(33)이 이승엽호의 첫 시즌을 이끌 주장으로 낙점됐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41주년 창단 기념식에서 2023시즌을 이끌 주장으로 허경민을 낙점했다. 
이 감독은 “(전임 주장) 김재환 선수가 작년에 부진했고 부담도 갖고 있었다. 아무래도 팀 주포이기 때문에 그 선수가 경기에서 안 좋아지면 팀 분위기가 바뀐다. 주장까지 맡으면 부담이 더 커져서 바꿔주고 싶었다”라며 “허경민은 조용하지 않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선수다. 중간 위치에서 선후배를 케어할 수 있어서 주장을 맡기게 됐다. 이제는 할 나이가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두산 허경민(좌)과 김재환 / OSEN DB

허경민이 처음 주장직을 제의받은 건 작년 11월 이천 마무리캠프. 현장에서 만난 허경민은 “이천에서 감독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처음 주장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2초간 정적이 흘렀는데 그렇게 주장이 됐다”라고 웃으며 “주장이 쉬운 자리가 아닌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내가 손들고 할 순 없다. 이제 내가 그런 어려운 자리를 해야 하는 위치가 됐다. ‘올 게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주장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팀이 지난해 창단 첫 9위로 시즌을 마쳤기에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대신 팀에는 여전히 허경민이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형들이 남아 있다. 허경민은 “많은 주장 선배님들을 보면서 해왔다. 그 누구를 따라가는 것보다 내 방식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며 “물론 시즌을 하다보면 힘든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옆에 든든한 형들이 있어서 도와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양의지와 다시 함께하는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허경민은 “(양)의지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가벼운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라며 “주장은 묵직해야 하고, 주장은 성적도 잘 나와야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힘이 있다. 나와 팀이 모두 잘하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또 팀에 주장 역할을 하는 선배들이 많다 보니까 큰 힘이 된다. 행운이다”라고 전했다.
두산 허경민 / OSEN DB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향한 특별한 메시지도 남겼다. 허경민은 “두산 입단 후 가을야구 못 간 게 두 번째다. 9위는 처음이다. 비시즌이 정말 길었다”라며 “작년까지는 동생들에게 잘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려고 팬들도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것이다. 성장을 하는 두산이 아닌 이기는 두산을 보러 오시는 것이다. 선수들 모두 조금은 마음을 강하게 먹고 2월 1일에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야구가 정말 잘됐을 때 코치님들이 다 오셨다. 고토, 조성환 코치님 모두 워낙 큰 힘이 됐던 존재다. 올해 코치님들의 힘을 받아서 나 자신에게도 기억에 남는 시즌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바람을 덧붙였다.
전임자인 김재환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허경민은 “(김)재환이 형이 그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4번타자와 주장을 같이 하면서 힘든 부분이 배가됐을 텐데 묵묵히 역할해주신 걸 보면서 후배로서 감사했다. 이제 두산 4번타자로서 홈런을 많이 쳐주시고, 고생은 내가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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