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투자→외부 FA 영입...그런데 왜 내부 FA 선발 투수는 홀대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1.23 20: 20

 외부 FA는 큰 돈을 들여 적극적으로 2명이나 영입했다. 그러나 내부 FA에는 미온적인 태도였고, 결국 한 명은 다른 팀으로 떠났다. 남은 한 명과 계약도 불투명하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키움 히어로즈의 FA 이야기다.
키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FA 시장에서 불펜 투수와 외야수를 영입했다. 베테랑 불펜 투수 원종현(36)과 4년 총액 25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옵션 없이 전액 보장금액이다. 계약금 5억 원, 매년 연봉 5억 원이다.
이어 퓨처스리그 FA로 시장에 나온 우타 외야수 이형종(34)도 4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퓨처스리그 FA는 직전 시즌의 연봉 100%를 초과할 수 없다. 그러나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

FA 미계약 신세인 정찬헌. / OSEN DB

키움은 이형종과 올해 연봉은 지난해와 같은 1억 2000만원으로 동결, 내년부터 3년간은 6억 8000만원-6억원-6억원으로 계약해 20억원 모두 보장 금액이다. 다른 팀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자가 됐다.
그런데 30대 중반의 불펜과 외야수에게 45억원을 투자한 키움은 FA 투수 한현희와 정찬헌과는 적극적인 협상조차 하지 않았다.
키움이 FA 영입한 원종현(왼쪽)과 이형종. / 키움 히어로즈 제공
한현희는 결국 지난 17일 롯데와 3+1년 최대 40억 원에 계약하며 고향팀으로 떠나갔다. 보장 금액은 18억 원이고 옵션이 22억 원이다. 첫 3시즌 동안 구단이 설정한 개인 성적을 달성하면, 한현희는 2025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정찬헌은 여전히 미아 신세다.
키움은 지난해 실패한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해 불펜 강화, 외야수 보강에 중점을 뒀다. 원종현과 이형종 모두 계약 금액은 예상보다 높았다. 키움이어서 조금 더 의아했다. 넉넉하지 않는 살림살이에서 필요한 포지션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지난해 전반기 2위였던 키움은 8월 불펜진의 집단 난조로 9승 15패(승률 .375)로 부진하며 순위가 뒤로 밀려났다. 시즌 최종전에서 KT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외야에 이정후, 외국인 타자 푸이그를 제외하면 공격력이 약했다. 올해 외국인 타자는 푸이그와 결별, 메이저리그 올스타 유격수 에디슨 러셀을 재영입했다. 불펜과 외야수가 키움의 전력 보강 키워드였다.
선발 투수를 바라보는 키움의 시각은 다르다. 대부분 팀들이 선발 자원을 중요시하는데, 키움은 외국인 투수 2명(요키시, 후라도)과 안우진이라는 특급 에이스가 있다. 4선발은 최원태다. 1~4선발은 안정적으로 보인다.
좌완 이승호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가능성을 보였다. ‘미완의 유망주’ 장재영도 꾸준히 선발로 키워야 할 자원이다. 김선기, 윤정현, 주승우 등이 지난해 임시 선발로 던졌다. 지난해 한현희(20경기)와 정찬헌(14경기)이 던진 선발 34경기는 젊은 선수들로 대체할 계획일까. 그러나 선발 투수 숫자는 부족해 보인다.
롯데와 FA 계약한 한현희. / OSEN DB
지난해 FA 박병호를 KT로 떠나 보냈듯이, 이번 겨울에는 한현희가 떠났다. 정찬헌마저 계약을 하지 않을까. 정찬헌은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로 복귀한 2020년부터 3시즌 동안 선발 투수로 19경기-23경기-20경기에 등판했다.   
110⅓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114⅓이닝 9승 5패 평균자책점 4.01-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각각 기록했다. FA를 앞둔 지난해 부진했는데, 전체적으로 5선발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정찬헌은 OSEN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아 아쉽다. (수술 재활 후) 선발로 전환했을 때는 투구 다음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회복 시간도 정상적이고 연투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 투수 뿐만 아니라 중간 계투 경험도 많아서 롱릴리프, 불펜 투수로 던지는 데 문제없다”며 어떤 보직이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키움을 비롯한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정찬헌에게 좋은 소식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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