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국가대표 ‘먹튀’ 해명, 왜 군대 면제 후 2013 WBC 불참은 변명도 없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1.23 18: 40

 추신수(SSG)가 설날 연휴에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추신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과 자신의 국가대표 ‘먹튀’ 논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속내를 밝혔는데 팬들의 지지 보다는 비난 역풍을 더 크게 받고 있다.
추신수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WBC 대표팀에 안우진, 문동주 등 젊은 투수들이 제외된 것을 아쉬워했다. KBO는 리그 최고 에이스로 도약한 안우진을 고민 끝에 고교 때 학폭 논란 부담으로 대표팀에 뽑지 않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추신수. /OSEN DB

추신수는 이에 대해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 국가대표로 나갈 수 없다.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후배가 있으면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고 소신있는 발언을 했다.
안우진의 대표팀 선발은 찬반 논란이 분분한 논쟁거리다. 베테랑으로서 의견을 꺼낼 수는 있고, 자신의 소신을 밝힐 수는 있다. 안우진 케이스는 앞으로 계속해서 고민할 문제이기에.
키움 투수 안우진. /OSEN DB
그런데 추신수는 자신의 국가대표 ‘먹튀’ 해명은 궁색한 변명이라는 반응이 많다. 부상을 이유로 불참한 2017년 WBC 대회는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다음의 2013년 WBC 대회 불참에 대해선 이렇다할 변명도 없었다. 2013년 WBC 대회 불참이 팬들이 지적하는 국가대표 먹튀의 주된 이유였다.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것은 2009년 WBC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차례였다.
2009년 WBC 때, 추신수는 소속팀 클리블랜드의 출전 반대 의견을 뚫고, 2라운드부터 출전하고 (팔꿈치 부상 우려로) 지명타자로만 뛰는 조건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준결승 베네수엘라전 3점 홈런, 결승 일본전 솔로 홈런 등 장타력을 과시했다. 타율 1할8푼8리(16타수 3안타)로 낮았으나 3안타 중 홈런이 2방이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 중국 투수 상대로 메이저리거의 수준 높은 실력으로 압도적인 홈런포을 터뜨리는 등 등 맹활약했다. 5경기 타율 5할7푼1리 14타수 8안타(3홈런) 11타점 8득점, 컴퓨터게임 같은 성적을 찍으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따면서 그토록 바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2013년 신시내티 시절 추신수. /OSEN DB
그런데 광저우 금메달 이후 다음 국제대회인 2013년 WBC를 앞두고 추신수는 FA 시즌을 앞두고, 새 소속팀 신시내티의 스프링캠프에 전념하기 위해 WBC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당시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추신수 선발을 원했으나 아쉬워했고, 한국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WBC에 불참한 추신수는 2013시즌 신시내티에서 타율 2할8푼5리 21홈런-20도루로 ’20-20’을 달성했고, 출루율 .423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덕분에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초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201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 군대 공백기 없이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뛰었기에 대박 계약이 가능했다. 2009년 소속 구단의 만류에도 WBC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것은 2010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위해서라는 시선도 있었다. 병역 혜택을 받고나자 2013년 FA를 앞두고 소속팀 스프링캠프와 겹친다는 이유로 WBC에 불참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2017년 텍사스 시절 추신수. /OSEN DB
추신수는 라디오 방송에서 2017년 WBC 불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오해하는 분들에게 되묻고 싶다. 아프지 않는데 왜 굳이 안 나겠나”라며 “2016년에 시즌 중에 부상을 종아리, 허리, 손목 등 4번 당했다. (부상으로 48경기 출장에 그쳤다). 2017년을 맞이하는 스프링캠프에서 구단에 WBC 이야기를 했다. 당시 단장님이 ‘절대 안된다’고 했다. ‘우리가 너에게 주는 연봉이 얼마인데 가서 다치면 어떡하나’고 했다. 물론 나도 그런 걸(비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나가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계속 가겠다고 우기니까 사장님까지 내려왔다. 사장님은 ‘올해 우승을 해야 하는데 네가 있어야 한다. (지난해) 다쳤었으니 안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는 앞으로 텍사스와 4~5년 계약이 더 남아있는데 이 뒷감당은 누가 하겠나”라며 2017년 WBC 불참 이유만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선수마다 개인 사정이 있기에 국가대표 출전을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의 발판이 된 병역 면제 이후 태극마크에 대한 추신수의 태도에 팬들은 아쉬워했는데, 추신수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 해명해 논란을 더 부추긴 셈이 됐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였다. '할많하않'의 자세가 더 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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