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광현·현종인가” 추신수의 대표팀 저격…이강철호는 '미래'를 안 봤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1.24 15: 00

미래를 보지 않고 선수를 선발했다며 KBO 기술위원회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추신수(41·SSG). 그렇다면 KBO는 2023 WBC 대표팀을 꾸릴 때 진짜 미래를 보지 않았을까. 
추신수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DKNET에 출연해 한국야구의 더딘 세대교체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골자는 새 얼굴의 부재였다. 추신수는 “일본의 경우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이 되게 많다”라며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 게 맞다. 새로 뽑힐 선수가 더 많았어야 했다”라고 KBO 기술위원회의 선수 선발을 지적했다. 

SSG 추신수 / OSEN DB

그러면서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 내가 경험을 해보니 (KBO리그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런 선수들은 왜 안 되나”라며 “어릴 때 국제대회에 참가하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가 어마무시하게 달라진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야구에서 해야할 것들이 있다”라고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추신수가 가장 아쉬워한 선수는 문동주(한화)와 안우진(키움)이었다. 그는 “문동주의 경우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그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도 마찬가지다”라며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춰서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야구가 할 일이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추신수의 말대로 KBO 기술위원회는 진짜 미래를 보지 않은 것일까. 지난 4일 발표된 2023 WBC 대표팀 엔트리를 보면 1986년생 박병호(KT)부터 2002년생 이의리(KIA)까지 총 30인이 태극마크의 영예를 안았다. 평균연령은 29.4세로, 한국 야구의 황금기였던 2000년대 후반보다는 높아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마운드의 경우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영건이 즐비하다. 1997년생 구창모(NC)부터 1998년생 고우석(LG), 1999년생 정철원, 곽빈(이상 두산), 정우영(LG), 2000년생 김윤식(LG), 원태인(삼성), 2001년생 소형준(KT), 2002년생 이의리 등 투수 엔트리 15인 가운데 26세 이하 투수가 9명에 달한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라는 추신수의 발언에 어폐가 지적되는 이유다. 평균연령을 높인 건 투수가 아닌 야수다. 
이강철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이 입장하며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01.04 /jpnews@osen.co.kr
세대교체라는 명목 아래 실력이 좋은데도 베테랑이라 뽑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다. 국가대표는 선발 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실력이 출중한 선수를 뽑는 게 원칙이다. 김광현, 양현종은 철저한 자기관리 아래 지난해에도 여전히 좌완 에이스의 향기를 풍겼다. 여기에 WBC와 같은 스케일이 큰 국제대회는 더그아웃 및 그라운드의 리더가 필수적이다.
물론 과거 한국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김광현, 양현종이 아직도 태극마크를 다냐는 지적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새로운 에이스급 투수를 발굴하지 못하는 한국야구의 현실이다. 국가대표 선발을 비난하기보다 한국야구의 전반적인 리빌딩 정체 현상을 짚는 게 옳았을 것이다. 
아울러 KBO는 2023 WBC를 흥행 부활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성적을 내야 떠난 야구팬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 추신수는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 게 맞다”라고 했지만 당장의 성적이 나야 미래가 보장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한국축구의 레전드인 이영표는 과거 “대표팀은 경험이 아닌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말한 부분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아직도 김광현, 양현종이냐는 추신수의 지적은 어느 정도 공감을 얻었다. 한국은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과거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처럼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KBO 기술위원회는 리빌딩의 필요성을 절감, WBC 대표팀을 성적과 세대교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멤버로 꾸리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그 결과 2000년대생 투수 4명을 비롯해 투수 엔트리의 60%를 어린 투수로 꾸렸다.
추신수의 의도는 무엇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선수가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경솔하고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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