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하고도 스프링캠프 제외…NC 개국공신, 가시밭길 3년 예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26 16: 05

앞으로 가시밭길 경쟁을 암시하는 것일까.
 NC 다이노스의 ‘개국공신’ 이재학(33)은 올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2+1년 최대 9억 원(보장액 2년 5억 5000만 원, 3년차 옵션 3억5000만 원)에 잔류했다. 
2011년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이후 NC의 역사와 함께했던 투수다. 창단 첫 승, 첫 완투, 첫 완봉 그리고 창단 첫 신인왕과 토종 선발 10승 등의 기록은 모두 이재학의 몫이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리그에서 수준급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재학의 통산 76승은 여전히 NC 구단 최다승 기록이다.

NC 이재학 /OSEN DB

지난해 26경기 91이닝 3승8패 평균자책점 4.75의 성적을 남기는 등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NC는 여전히 이재학이 필요했고 구단의 역사적인 투수라는 상징성까지 감안했다. 이재학도 구단 내에서 경쟁력 있는 투수로 생존하고 있었다. FA 계약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재학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내부 FA라고 하더라도 FA 계약을 한 베테랑 선수가 계약 첫 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최근 NC의 세대교체 기조에 이재학도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만 30세 이상 투수는 이용찬(34), 임정호(33), 심창민(30) 등 단 3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30대 투수들이 팀을 떠나며 영건들 위주로 투수진을 재편하고 있는 상황. 이재학 역시 FA 계약을 했음에도 이러한 기조를 피해갈 수 없었고 캠프 명단 제외라는 메시지로 전달됐다.
대부분 20대 투수들에 2023년 신인 중 1라운더 신영우(19), 6라운더 대졸 이준호(23)도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신영우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선발 후보로 꼽힐 만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상무에서 돌아온 좌완 최성영(26), 2020년 신인 1라운더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던 좌완 정구범(23), FA 이적한 양의지의 보상선수 전창민(23) 등 ‘뉴페이스’들까지 1군 스프링캠프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차근차근 영건 육성 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김시훈(24)이라는 히트상품을 발굴하기도 했던 NC다. 김시훈의 케이스를 더욱 극대화 하기 위한 영건들을 스프링캠프에 대거 동행하는 것이다. 이재학은 영건과의 경쟁에서 아예 출발선에 서지 못한 셈이다.
물론 영건 육성이 구단이 기대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 중에서 어떤 변수가 등장할 지 모른다. 이재학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었다고 하더라도 낙담할 필요도, 몸 만들기를 소홀히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결국 이재학이 필요로 할 때가 올 것이고 이재학은 그 기회를 잡으면 된다. 이재학과 같은 상징적인 선수가 구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다만, 스프링캠프 명단 제외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젊은 투수들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기회 역시 이전보다는 한정적으로 주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3년 간 이재학의 앞길은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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