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까지 수상한 '바람의 손자', 왜 굳이 타격폼을 바꿨을까...다 계획이 있구나 [오!쎈 스코츠데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2.02 11: 15

키움 이정후가 2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배팅볼을 치고 있다. /orange@osen.co.kr
키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올 시즌 새로운 타격폼을 장착했다.
2일 키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 키움의 스프링캠프 첫 훈련일에 이정후는 배팅케이지에서 새로운 타격폼으로 배팅볼을 날카롭게 쳤다.
훈련 후 이정후는 바뀐 타격폼에 대해 “최대한 편한 폼으로 치려고 한다. 간결한 폼이 뭘까 생각하면서 계속 시도하고 하다가 정립됐다”고 말했다. 비시즌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삼성 출신의 최원제 코치의 도움으로 개인 훈련을 하면서 만든 타격폼이다.
‘배트가 짧게 빨리 나오는 것 같다’는 말에 이정후는 “그렇게 보인다면 그럼 성공한 것 같다. 145km, 150km 이상의 공은 날아오는 힘이 있으니, 간결하고 중심만 맞추면 투수의 힘을 그대로 반대로 이용할 수 있다. 내가 (타격에) 굳이 힘을 안 써도, 투수의 힘만 이용하면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 빠른 공을 간결하게 중심을 맞추는 타격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손 위치가 귀 뒤쪽에 있었는데, 지금은 가슴-어깨 앞에서 나오는 것으로 더 짧아졌다”고 덧붙였다.
큰 변화이고 도전이다.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변화와 도전에 나선 것이다.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까지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정후는 “작년에 잘했다고 해서 올해 똑같은 폼으로 해서 잘할 자신은 있지만, 올해와 내년을 바라보며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조금 변화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된다면, 그때 가서 무조건 타격폼 변화는 생길 것이다.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서 내 몸에 맞게 정립해 놓으면, 훗날 메이저 진출했을 때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공에 적응력. (타격폼 변화) 시기가 지금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키움 이정후가 2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배팅볼을 치고 있다. /orange@osen.co.kr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는 선배 김하성의 조언도 있었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이 지금 치는 대로 쳐도 잘 칠건대, 메이저리그에 오면 무조건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씀 해줬다. 하성이 형도 손 위치가 더 내려갔더라. 빠른 공을 치려면 자연스럽게 내려온다. 메이저리그에서 잘 치는 타자들의 타격폼을 보면, 파워포지션에서 타격 직전에 손 위치는 모두 어깨-가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이날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 김혜성, 이형종과 함께 한 조로 기계 배팅볼을 쳤다. 다른 세 선수들보다 타구의 질이 좋았다. 이형종은 “배팅 치는 것 보니 이정후가 몸을 잘 만들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겨울에 타격폼 변화를 시도하면서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꾸준히 연습했다. 이전에는 겨울에는 티배팅만 치고 배팅볼을 친 적이 없었는데 배팅볼도 치고, 기계볼도 쳤다”고 말했다.
첫 훈련에도 만족했다. 그는 “캠프 첫 날애 야이 필드에서 치는 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투수들이 던질 때가 걱정인데 직구, 변화구 대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WBC에 새로운 타격폼으로 출전한다. 조금 걱정도 되지만 오히려 기회이기도 하다. 이정후는 “바뀐 폼으로 훈련하고 시범 경기까지 하고 시즌에 들어가면 완전히 정립이 될 것 같은데, 연습경기 몇 번 하고 바로 본 경기에 들어가야 한다. 잘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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