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부터 ‘더 글로리’까지, 송혜교의 인생 캐릭터 경신은 계속된다.
배우 송혜교의 복수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요즘 가장 ‘핫’한 작품이다. 공개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쓰럽기도, 우아하기도 한 복수를 완성한 송혜교를 향한 극찬도 쏟아지고 있다.
결국 송혜교는 ‘더 글로리’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배우 인생 전성기를 맞은 모습이다.
# ‘가을동화’ 은서➝’태양의 후예’ 강모연..시청률 퀸
지난 1996년 드라마 ‘첫사랑’으로 연기를 시작한 송혜교는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꾸준히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오혜교는 송혜교의 데뷔 시절을 담아낸 작품으로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꾸준한 활동 끝에 지금의 배우 송혜교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연 드라마 ‘가을동화’다. 송혜교는 ‘가을동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아서 배우 송승헌과 가슴 아픈 멜로 서사를 완성했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화면과 불치병에 걸린 송혜교, 송승헌의 애틋한 멜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송혜교와 원빈이라는 배우를 탄생시켰다. 당시 42%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가을동화’를 통해서 주연 배우로 올라선 송혜교는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드라마 ‘올인’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2004년 비와 호흡을 맞춘 ‘풀하우스’로 다시 한 번 대박을 터트리면서 ‘시청률 퀸’이 됐다.
그리고 2016년 또 다른 인생 작품 ‘태양의 후예’를 만났다. ‘태양의 후예’에서 의사 강모연 역을 맡은 송혜교틑 통통 튀는 모습으로 편안하고 매력적인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태양의 후예’는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하며 당시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이 작품으로 그 해 ‘KBS 연기 대상’까지 수상할 정도로 엄청난 반응이었다. 자연스럽게 ‘태양의 후예’가 송혜교의 인생작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 ‘더 글로리’ 문동은, 우아한 복수의 완성
‘태양의 후예’ 이후 송혜교는 드라마 ‘남자친구’,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연하의 남자 배우와 멜로를 완성했다. 다만 두 작품 모두 큰 반응을 얻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송혜교는 2022년 드디어, 다시 인생작이라 불릴 수 있는 ‘더 글로리’를 만났다. 멜로 없이 그야말로 우아하고 완벽하게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더 글로리’는 송혜교와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가 재회한 작품으로, 송혜교는 극 중 고등학교 시절 지독한 학교폭력을 당해 영혼까지 부서진 인물 문동은을 연기했다. 온 생을 걸어 자신에게 지옥을 선물했던 이들에게 복수를 하는 인물이다.
송혜교의 연기는 ‘더 글로리’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동안 시청률퀸, 멜로퀸으로 불리며 쌓아왔던 이미지는 모두 벗고 송혜교만의 우아한 복수를 담아냈다. 날카롭지만 위태롭고, 단단하지만 애잔한 송혜교의 눈빛이 복수 서사를 완성하고 있다. 세심하고 촘촘하게 캐릭터를 쌓아올린 송혜교는 미묘한 묘사를 통해 캐릭터의 서사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대중 앞에 처음 드러내는 듯한 모습으로 필모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을 완성한 송혜교였다.
# 송혜교, 그 존재만으로
배우로서 송혜교는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왔고, 여러 작품을 통해 인기를 얻고 주목받았다. 그렇게 작품 속 캐릭터로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송혜교지만, 무엇보다 송혜교 그 자체로 큰 파급력을 갖는다.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톱스타인 것.
송혜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한류퀸으로 불렸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시청률이 주춤하고 영화 성적이 좋지 않아도, 존재감은 늘 컸다. 화보나 광고를 공개할 때마다 ‘여신’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고, 종종 공개하는 일상까지 그의 모든 것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데뷔 후 27년째 톱스타로서 그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한결 같음을 실감하는 대목이다. 많은 작품에서 배우의 얼굴을 보여주며 착실하게 연기 활동을 해나가고 있지만, 작품 밖의 모습까지도 송혜교라서 그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인물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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