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쟁탈전 최종승자, 대도 계보 잇는다..."안 뺏기려면 더 피곤하게 해야죠" [오!쎈 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05 13: 38

"노리는 사람이 정말 많았아요."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등번호 1번은 외야수 황성빈(26)이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등번호 1번을 달았던 포수 안중열이 FA 노진혁의 보상선수로 NC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공석이 됐다. 1번을 달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서준원, 김도규 등 투수조에서 에이스의 번호이기도 한 1번을 욕심냈다. 또한 타자들에게는 1번 타자, 대도의 번호이기도 했다. 결국 이들과의 쟁탈전에서 황성빈이 최종 승자가 됐다.
그는 "원래 한 자릿수 중 괜찮은 번호가 있으면 바꾸려고 했다. 어차피 번호를 바꾼다면 빨리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았다. 1번은 전준호 코치님의 현역시절 등번호이기 때문에 욕심을 냈다. 형들에게 양해도 구하면서 1번을 받아냈다"라며 "나중에 코치님의 현역시절에 버금가는 기록을 내고 '제가 코치님의 등번호 1번을 달고 잘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준호 코치는 현역 시절 1번을 달고 통산 549개의 베이스를 훔치며 역대 최다 도루 기록 보유자다.

4일 오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황성빈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3.02.04 /ksl0919@osen.co.kr

여러모로 달라진 위상 속에서 맞이하는 2023시즌이다. 지난해 현역으로 군대를 제대하고 육성선수로 시작, 5월에 정식 선수가 됐고 1군에서 시즌 끝까지 살아남았다. 지난해 102경기 타율 2할9푼4리(320타수 94안타) 1홈런 16타점 62득점 10도루 OPS .707의 기록을 남겼다. 최저 연봉 3000만 원에서 140%가 오른 7200만 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전준호 코치는 이에 "성빈이 많이 컸다"라고 말하기도. 황성빈은 "지난해 2군 캠프에 외야수가 2명 뿐이었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저에게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하고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것도 감사하다. 올해는 더 잘해서 더 높은 연봉에 사인할 수 있게끔 하겠다"라며 웃었다.
2일 오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황성빈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2.02 /ksl0919@osen.co.kr
롯데에 찾기 힘들었던, 발 빠르고 상대를 휘저을 수 있는 유형의 타자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기습번트와 주루 등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짜증나고 피곤하게 만들면서 롯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지난해는 '내가 가야 하는 방향이 이게 맞구나'라는 것을 확신했다. 상대를 피곤하게 만드는 게 내 장점이다. 상대가 번트도 대비하고 땅볼 때도 정확하게 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올해는 더 열심히 뛰면서 상대를 더 피곤하게 만들고 괴롭히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더욱 날카롭게 진화해야 할 지점이 있다. 주력에 비해서 떨어지는 도루 성공률(45.5%)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는 "도루 성공률, 도루 숫자 다 모두 높이고 싶다. 김평호 코치님과 훈련 스케줄이 끝나면 영상을 같이 보며 피드백하고 있다. 코치님이 마무리캠프부터 정말 많이 알려주신다. 제가 연습을 하고 있는게 맞구나 라는 확신을 계속 갖게끔 해주시고 있다"라며 "코치님이 1루에서 경험이 많으시니까 주자로 나갔을 때 느낌이나 타이밍을 꾸준히 얘기해달라고 하신다. 서로를 잘 믿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래서 저도 도움을 많이 받고 싶고 전적으로 믿고 따르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수비에서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수비에서 실수를 많이 해서 투수들에게 너무 많이 미안했다"라며 "이제는 미안한 감정도 느껴봤으니까 올해는 어려운 타구 많이 캐치해서 투수들에게 고맙다는 소리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했다.
외야진은 여전히 경쟁터다. 황성빈도 주전을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외야가 더 치열해졌다. 하지만 나도 질 생각은 없다"라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황성빈의 전력질주에 롯데 팬들은 환호했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았고 올해는 더 많은 환호를 듣고 싶다. 그는 "사직에서 제가 내야안타를 쳤을 때 팬분들의 환호해주시니까 그게 너무 짜릿했다"라면서 "(노)진혁이 형, (유)강남이 형이 오면서 공격력은 어떻게든 플러스가 됐으니까 내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타율보다 출루를 많이 해서 도루 성공과 득점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출루하면 나를 많이 불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올 시즌 최대한 많이 홈을 밟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2023 스프링캠프 황성빈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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