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버 두 사람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16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와 13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여행 유튜버 곽튜브가 말 한 마디에 울고 웃는 상황에 처했다.
최근 유튜버 승우아빠는 거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또 다른 유튜버 수빙수와 함께 출연한 자체 콘텐츠 영상과 라이브 방송에서 중고거래 어플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기 때문. 수빙수가 중고 거래 어플을 통해 매장 직원들을 구직했다고 하자 "사람도 중고 같다"라고 발언한 일이 거센 반감을 일으키는 실정이다.
승우아빠는 동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본명은 목진화, 일찍이 방송가에 '셰프'라는 직업을 알린 에드워드 권의 제자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캐나다에서 영국 셰프에서 요리를 배운 뒤 한국에 들어와 에드워드 권을 만나며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로 얼굴을 알린 셰프 이원일과 함께 요리사로 성장했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와 스테이크의 '마이야르' 개념을 강조한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 MBC에브리원 '맘마미안' 등의 예능에도 출연하며 방송으로도 얼굴을 알렸다.
전문가로서의 업력이나 실제 아들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유튜브 채널인 만큼 승우아빠를 향한 구독자들의 공신력과 애정은 상당했다. 요리에 대한 전문지식은 물론, 아이와 함께 등장하는 소탈한 모습, 냉소적이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입담이 호평을 받아왔던 여파다. 그러나 지나치게 냉소적이었던 게 문제였을까. "사람도 중고 같다"라거나 사과를 요구하는 반응에 "사이 안 좋은 거로 가자"라는 식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승우아빠는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와 팬카페에 "지난 3일 라이브 방송에서 중고마켓 댓글에 대한 저의 부적절한 발언과 도를 넘은 언행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 올린다. 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 특정 플랫폼이나 이용자들에 대한 편파적이고 도를 넘은 발언은 어떠한 변명의 여지없이 저의 잘못이고 경솔했던 행동"이라고 사과했다.
또한 그는 "경솔하고 가벼운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을 많은 분들과 중고마켓 측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있는 입장에서 누구보다 언사에 신중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족하여 그렇지 못했던 점 너무도 부끄럽고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처신하겠다"라고 사과문을 남겼다.
이 밖에도 그는 식당 개업 등 과도한 스트레스와 압박에 노출됐고 그로 인해 컬래버레이션 콘텐츠에서 날선 발언들을 했던 점 등에 대해 해명하면서도 실수와 잘못을 겸손하게 시인했다. 그러나 160만 명이 넘는 구독자의 시청이 오히려 폭넓은 비판의 계기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인기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은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과거 학교 폭력 피해를 고백하는 등의 진솔한 고백으로 호평을 받았다. 세계 각국을 도는 것은 물론 또 다른 인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혹은 유튭 채널 '바퀴 달린 입' 등에서 자신 만의 캐릭터와 입담을 선보여온 곽튜브인 바.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눈물까지 보이며 학창시절 자퇴까지 결심했을 정도로 힘겨웠던 학교폭력 피해의 고백이 안타까움과 응원을 동시에 부른 것이다.
이에 인기 유튜버 두 사람의 판이한 행보가 자연스럽게 비교를 부르고 있다. 소위 대형, 인기 유튜버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는 유튜브 구독자 1백만 명이라는 숫자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 수가 채널의 평균 조회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겠으나, 언제 어디에서든 해당 유튜브 채널을 볼 수 있는 1백만 명이 넘는 시선이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말 한 마디에 1백만 명을 적으로 돌린 승우아빠와, 반대로 말 한 마디로 1백만 명의 응원을 부른 곽튜브의 행보가 큰 차이를 낳고 있다.
인기 유튜버들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승우아빠나 곽튜브 등의 상황은 비단 두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앞서 다양한 유튜버, 스트리머들 또한 큰 사랑을 받던 인기 절정의 순간에 말실수 한 마디, 논란 한 번에 방송을 접다시피 했다. 방송보다 빠른 호흡으로 사랑받는 유튜브인 만큼 논란에 가차없이 이탈하는 팬심 또한 한발 더 빠르다. 다양하고 종잡을 수 없고 깊지 않은 1백만 명의 시선. 이를 달성하기 힘겨운 만큼 견고히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방송이라는 산업, 업계라는 울타리도 없는 유튜버들에게는 성과만큼 과오도 철저히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되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유튜브, tvN, MBC에브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