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시대가 열린 것인가. 10일 하이브의 SM 1대 주주 등극 소식은 한국 가요계는 물론이고 세계 팝시장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으로 K팝 신화를 다시 쓴 방시혁 의장의 하이브가 K팝 원조 SM을 품고 K팝씬의 또 다른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최근 내부 경영권 분란과 창업주 소송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SM은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상당지분을 인수, SM엔터테인먼트 1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빠른 정상화의 틀을 잡았다. 이후 하이브는 SM 주식의 추가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전격적인 '빅 딜'의 중심에는 하이브 신화를 이룬 프로듀서이자 경영자 방시혁 의장이 있다. 수 십년을 국내 3대 기획사의 대표 수장으로 가요계 중심에 섰던 이수만의 시대가 저물고 전격적인 세대교체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예고한 셈이다.
방시혁 의장의 집념과 역량으로 완성된 K팝씬의 이 같은 엄청난 인수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이수만 프로듀서의 ‘백기사’로 나선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이수만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에서 경영진과 갈등을 빚으며 이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잃은 상황과 맞물려서다.
하지만 실상은 이수만 프로듀서가 K팝의 기념비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개인 프로듀싱 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 간 계약 문제가 깊어지고, 지분 해결과 인수전 등의 이슈가 길어지며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이 절실하게 대두된 가운데 하이브가 결정적인 기회를 포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수전에는 기존에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씨제이이엔엠(CJ ENM)에 이어 카카오 등이 뛰어들었고 이수만 프로듀서는 지분 매각 협상을 계속했지만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밖으로 밀려나 있던 방시혁 의장의 하이브가 적절한 시점에 적극 행동에 나선 것이다. 방시혁 의장답게 전격적인 결단을 내리고 개혁을 이뤄낸 것. 하이브의 외연 확장 차원에서도 1세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전통의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는 절대 놓칠 수 없던 기회이기도 했다.
방시혁 의장의 전폭적인 투자 결정은 익히 유명하다. 2019년부터 국내외 음악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해왔는데 현재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 소속된 아티스트는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하 빅히트뮤직), 세븐틴(이하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르세라핌(쏘스뮤직), 지코(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뉴진스(어도어), 그리고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이하 이타카홀딩스) 등으로 대표된다.
또한 지난 9일, 하이브아메리카는 유명 힙합 레이블을 품에 안으며 음악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는데 미국 본사에서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원에 인수, '하이브(HYBE)'한 것. QC미디어홀딩스는 2013년 피에르 P 토마스 CEO와 케빈 코치 리 COO가 설립한 미국 힙합 분야 최고 레이블 중 하나다. 릴 베이비, 릴 야티, 미고스, 시티 걸스 등의 아티스트들을 거느리고 있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구조 및 경영권 정상화와 인수 후 시너지를 모색할 전망이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또한 하이브와의 합의에서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임너트간 계약 종료에 따른 일몰조항 수수료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급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세븐틴, 엑소, NCT 등을 거느린 초대형 기획사로 거듭나 'K팝 시장의 공룡'이란 말이 부족한 큰 파장을 몰고 오게 된다. 하이브는 이수만 프로듀서를 비롯해 과거 원조 기획사들의 색을 빼고 세계적인 흐름에 민감한 '하이브식 SM'을 만들어가며 한 발 더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사실은 하이브에 SM을 더할 경우에 발생하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SM의 매각 방침이 결정된 순간부터 양사의 글로벌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의지를 밝혀왔다.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POP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만큼 방시혁 의장이 최대주주가 된 SM엔터테인먼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 하이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