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던 경주마가 여유를 찾았다…'창원 거포'는 사라진 51홈런 중 몇 개를 찾아올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12 16: 00

앞만 보면서 달렸고 강하게만 돌렸다. 하지만 이제는 주도적으로 자신의 약점을 분석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여유를 찾았다. NC 다이노스가 해소해야 할 장타력의 공백, 오영수(23)가 해소할 수 있을까.
NC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나성범(KIA)에 이어 다시 한 번 주축 선수들, 특히 타선의 핵심들을 놓쳤다.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돌아갔고 노진혁도 옆동네인 롯데와 4년 50억 원에 계약하며 떠났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와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지난해 홈런 1~3위까지가 모두 이탈한 셈이다. 양의지가 20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고 마티니(16홈런), 노진혁(15홈런)이 뒤를 이었다. 51홈런의 공백이 생겼다. 

NC 다이노스 제공

나성범이 떠나면서 약화될 것이라고 봤던 장타력은 생각 이상으로 뼈저린 공백으로 다가왔다. 소총 군단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한 방’으로 경기 향방을 뒤집어 줄 ‘게임 체인저’가 부족했다. 결국 올해 외국인 타자 방향도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제이슨 마틴)로 영입했다. 
강인권 감독은 양의지, 노진혁의 장타력 공백을 연봉 5000만 원에 백의종군을 하는 박석민이 채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마틴의 장타력은 상수로 생각한 계산이다. 하지만 3명의 몫을 2명이 채우기는 힘들다. 또 한 명의 후보군을 꼽자면 팀 내에서 가장 호쾌한 스윙을 갖고 있는 ‘거포 기대주’ 오영수를 꼽을 수 있다.
오영수는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하고 예비역으로 첫 시즌을 치렀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 하지만 83경기 타율 2할3푼8리(231타수 55안타) 6홈런 31타점 OPS .668의 성적에 그쳤다. 박건우의 FA 보상선수로 강진성을 내보낼 수 있었던 것도 오영수의 존재 때문이었다. 개막전 선발 1루수로 나선 것은 기대의 방증이었다.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가능성과 현실, 그리고 결과는 달랐다. 오영수는 지난해 팀에서 1루수로 가장 많은 63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시즌 중후반에는 외야수 닉 마티니가 1루수가 주로 나섰고 이후 우타자 윤형준과 플래툰으로 번갈아 나서기도 했다.
몇 안되는 창원 지역 ‘로컬 보이’와 거포 유망주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오영수다. 그렇기에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스스로 어떤 게 문제인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비활동기간 오영수는 미국으로 떠나서 개인 훈련을 받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키움) 등이 훈련한 더 볼 파크에서 칼을 갈았다. 
NC 오영수 /OSEN DB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도 오영수는 비시즌 자신이 택한 메커니즘을 유지하고 있고 코칭스태프도 오영수의 방향성을 지도하고 있다. 오영수는 “지난 몇 년간의 캠프에서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번 캠프는 스스로 테마를 찾고 주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라면서 “데일리 루틴에서 나에게 맞는 훈련방법을 찾고 미리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전했다.
이어 “에이전트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줘서 캠프에 합류하기 전 2주 정도 정도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LA에 있는 야구 트레이닝 센터에서 타격 메커니즘 분석을 받았는데 스윙 메커니즘에 약점이 많다는 걸 느꼈다”라면서 “캠프에 들어가기 전 송지만, 전민수 타격 코치님께 분석한 내용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드렸고 두 분께서 수정한 메커니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지금 모습을 잘 유지해 실전에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올해 방향성을 강조했다.
올해 새롭게 부임한 송지만 타격코치도 오영수의 방향성을 믿고 디테일을 첨언해주고 있다. 송지만 코치는 “오영수 선수는 지난 시즌 헛스윙 비율이 높았다. 본인이 비시즌에 미국까지 찾아가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준비해왔다”라면서 “메커니즘 변화에 불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면담을 통해 메커니즘 보다는 본인 루틴에 대한 신뢰와 투구 인식에 대한 전환을 가져갈 수 있도록 대화했다”라면서 오영수가 평온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오영수는 3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올해는 100% 인상된 6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활약의 보상이자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연봉에 반영됐다. 오영수는 과연 나성범 이후 사라진 ‘창원 거포’의 명맥을 이을 호쾌한 타구를 얼마나 뿜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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