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동결 고집→3개월 버티기→1천만원 삭감, 39세 베테랑은 캠프보다 자존심이 중요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2.13 08: 40

 결국 고집을 꺾고 구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였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연봉 미계약자 LG 투수 송은범(39)이 뒤늦게 구단과 연봉 재계약을 했다.
LG는 12일 오후 “투수 송은범 선수와 연봉 1억 4000만원에 계약했다. 송은범 선수를 마지막으로 재계약 대상자 45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송은범은 지난해 연봉 1억 50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삭감된 금액에 재계약 했다. 그동안 ‘1000만원 삭감’을 두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구단 제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송은범은 시즌이 끝나고 연봉 협상에 들어갔지만, 비활동기간이 끝나고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 1일까지도 계약을 하지 않았다. 구단은 1000만원 삭감, 선수는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계약자 상태로 KBO 공식 홈페이지의 기록실에는 일시적으로 ‘은퇴 선수’로 분류됐다.
1000만원, 당연히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FA 계약을 두 차례나 한 베테랑 선수임을 고려하면,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 12일 만에 지각 계약을 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을 끌고 도장을 찍지 않는다면, 구단의 1000만원 삭감안이 재조정될 것으로 기대했을까.
LG는 송은범의 연봉 재계약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지난 3일 송은범을 제외하고 선수단 연봉 재계약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다른 9개 구단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둔 1월말 연봉 재계약 발표를 모두 했고, 대폭 인상된 선수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LG 선수들의 연봉 재계약은 캠프가 시작된 이후 발표되는 바람에 캠프 소식에 묻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송은범은 2019시즌 7월말 신정락과 1대1 트레이드로 한화에서 LG로 이적했다. 이적 후 LG에서 26경기(25이닝) 2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2019시즌을 마치고 송은범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LG는 송은범과 2년 최대 10억원에 계약했다. 36세 불펜 투수에게 예상보다 좋은 계약 조건이었다.
그런데 송은범은 2021시즌 8월 오른 무릎 외측 측부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1년 가까운 재활 공백이 있었다.
지난해 중반에 복귀한 송은범은 25경기(26⅔이닝)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05을 기록했다. 구단은 출장 경기 수와 성적에 따른 고과로 1000만원 삭감을 제시했고, 끝까지 고수했다.
지난해 8월까지 3할5푼대 고타율로 활약했고, 시즌 타율 3할3리로 마친 문성주는 42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인상됐다. 500만원 차이로 첫 억대 연봉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캠프에서 만난 문성주는 “구단이 처음에 제시한 금액이 9500만원이었다. 억대 연봉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3000만원에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은범은 재계약 마감 기한인 1월 31일을 넘겼지만, LG 구단은 송은범이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계약 선수는 원칙적으로 구단의 캠프 훈련에 참가할 수 없지만 LG의 배려였다. 연봉 계약을 끝낸 송은범은 챔피언스파크의 2군 캠프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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