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에 감춰진 신인의 패기..."롯데 하면 떠오르는 투수가 될겁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13 09: 40

"배짱있다. 마음에 든다."
롯데 자이언츠 배영수 투수코치에게 올해 스프링캠프에 유일하게 참가한 신인 투수인 이태연(19)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금세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신인으로 스프링캠프의 경험만 쌓게 한다는 측면에서 지켜보려고 했기에 당장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불펜피칭을 한 순간 생각이 돌변했다. 이태연의 패기에 배영수 코치도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배 코치는 "배짱이 있는 게 마음에 든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기대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 지명된 충암고 출신 좌완 이태연.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된 윤영철(KIA)의 충암고 동기생으로 비교적 주목도가 덜했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윤영철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태연의 잠재력과 기량도 윤영철 못지 않다는 게 구단의 자체적인 판단이다. 

2일 오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이태연이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2023.02.02 /ksl0919@osen.co.kr

이태연은 스프링캠프 초반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으로 훈련장을 바쁘게 다녔다. 구단의 역대급 훈련량에 이태연은 숨을 헐떡일 수도 있었지만 힘든 기색도 내비치지 않았고 웃음 조차도 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인터뷰를 위해 얼굴을 마주하자 그때서야 19세의 앳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이태연은 자신의 표정에 대해서 "저는 무표정인데 '왜 화가 나 있냐'고 많이 하시더라"라면서 "혼자 있을 때는 무표정이다.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는다. 절대 화가 난 게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자신의 표정에 대해 설명했다.
신인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기분은 어떨까. 그는 "구단에서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고 알려줬을 때, 실감이 안 났다. 뭔가 오류가 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김)민석이에게 전화오고 그 다음에 실감이 됐다"라면서 "가서 폐 끼치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라고 전했다.
4일 오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롯데는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40억 원)를 영입했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투수 김상수, 윤명준, 차우찬,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을 영입, 뎁스를 대폭 확충했다. 롯데 이태연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2023.02.04 /ksl0919@osen.co.kr
현재 훈련과정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운다. 나한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배우니까 도움이 된다는 게 느껴진다. 여기서는 확실히 시간은 짧게 저에게 도움이 되는 운동만 하고 있다"라며 "덥고 힘들지만 운동의 양과 질 모두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영수 코치도 이태연에게 기대를 품고 있고 이태연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수용하려고 한다. 그는 "코치님이 '잘 던진다'라고 말씀을 해주시고 좋은 평가도 해주신다. 안 좋은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잡아주시더라. 그것을 저도 바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고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라며 "코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믿고 던지면 나중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아직 크게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좋아진 느낌은 들고 있다.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씩 변화가 쌓이다 보면 나중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지금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도 좋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본인의 롤모델은 LA 다저스의 20승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 그는 "부드럽게 던지고 저보다는 크지만 외국 선수 치고는 좀 작은 편이지 않나. 그래서 이 선수 경기를 보게 되면 매력있다. 그래서 유리아스의 영상을 많이 봤다"라고 전했다. 
유리아스처럼 씩씩하게 공을 던지려고 하고, 씩씩함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신인이라고 쪼는 것도 아니다. 저는 항상 어떤 타자가 나오든 배짱있게 바로바로 던지고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정말 중요한 순간 중요한 타자와 상대할 때는 변화구도 던지고 뺐다가 들어갔다가 할 수 있겠지만 여유있는 상황이라면 바로바로 승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그래야 투구수도 적어지고 오래 던질 수 있다. 바로바로 승부하는 모습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입단과 동시에 롯데 유니폼이 마음에 들었고 벌써 롯데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그는 "여러 수식어들이 있겠지만 누구를 담고 싶고 누구처럼 되겠다 보다, 롯데 하면 떠오르는 여러 투수들 가운데 그 중에 제 이름이 들어간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이태연이 훈련을 하고 있다.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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