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게 좋으면 야구 안 하는 게 맞다"...'독사'가 롯데를 제대로 물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13 17: 35

롯데 자이언츠의 괌 1차 스프링캠프는 혹독한 훈련으로 진행되고 있다. 모두 "역대급 훈련량"이라고 입을 모은다.
롯데는 그동안의 과정에 의문을 품었다. 왜 항상 롯데는 시즌 초반에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다가 늦봄과 여름을 기점으로 페이스가 떨어지고 결국 하위권에 머물게 되는지. 지난해 역시 시범경기에서 8승 3패 2무로 1위에 올랐고 개막 후 4월 한 달 간 24경기 14승 9패 1무, 2위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그러나 시즌 종착지에서 순위는 8위였다. '봄데'의 비극은 계속됐다.
구단 수뇌부는 다방면으로 고민한 끝에 '훈련량 부족'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삼성과 LG를 거치면서 '독사'라는 독한 별명을 가진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에게 연락이 닿았다. 

6일 오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롯데 김현욱 코치가 투수 나원탁에게 웨이트 트레이닝 코칭을 하고 있다. 2023.02.03 /ksl0919@osen.co.kr

김현욱 코치는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지는 정규 훈련 시간을 선수들과 함께 빡빡하게 움직이면서 조련하고 있다. 김 코치의 사명감이면서 스스로도 '왜 롯데가 침체기에 있고 고비를 이겨내지 못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기에 더욱 치열하게 선수들과 씨름하고 있다.
3일 오전(현지시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롯데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ksl0919@osen.co.kr
김 코치는 선수들의 낮은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롯데 선수들은 이 고비와 한계의 벽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다. 물론 열심히 한다. 하지만 현재 가진 것만큼만 열심히다. 한계치를 더 높게 두지 않는다"라며 "본인은 '지금 100%입니다'라고 하는데 그 100%라는 자기 사진의 능력치와 한계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롯데 선수들은 그걸 아직 깨보지 않은 것 같다. 이게 다인 줄 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삼성과 LG에서 김현욱 코치를 경험했던 차우찬의 경우 지금의 하드 트레이닝이 익숙하다. 차우찬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저는 적응했다. 선수들은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 언젠가는 이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걸 알거다. 그러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 코치도 "나 역시도 운동을 해봤지만 굉장히 고독한 싸움이다. 하지만 힘든데 그 쾌감을 맛 본 선수들은 알고 있다. 잘 하면 대접받는 것이다. 잘 했을 때 오는 달콤한 열매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라면서 "힘든 걸 안해본 선수들은 그 지점까지만 생각한다. 한계를 뛰어 넘으면 뭔가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기에 김현욱 코치는 선수들의 한계치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워밍업 시간부터 고함치고 박수치고 있다. 그는 "제가 고함치고 독려하는 이유가 바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나만의 발버둥이다. 선수들에게 채찍을 가해서 계속 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설렁설렁'이 없다. 구령도 크게 붙인다. 훈련 강도를 높이면서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최고참 전준우부터 이적생 유강남, 신인 김민석까지. 김현욱 코치가 이끈 변화다.
2일 오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 한현희, 차우찬이 훈련을 하고 있다. /ksl0919@osen.co.kr
그는 "너희들 스스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우리는 바뀌지 않는다'라고 얘기했다. 부진의 원인 중 전부는 아니겠지만 분위기 자체가 죽은 것도 원인이다"라며 "지금은 많이 밝아졌다. 이제는 당연하게 파이팅을 내고 있다. 바뀌어가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구단의 위기 의식은 김현욱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닿았고 선수들에게도 전달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나만 보면 겁을 낸다"라고 웃으면서도 이내 진지하게 "우리가 실패를 했고 성적을 그동안 못 냈기에 앞으로 바뀌어야 한다면 한 번 바꿔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장님이 나를 불렀고 우리 코치진이 모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연습량이 역대급이라고 하는데 선수들이 지금 불평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전에 자신들이 변했다면 이런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성공을 못 했는데 변화가 없다면 실패를 인정하는 것 밖에 안된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부터 준비를 하지 않으면 그냥 실패 하는 것이다"라고 현재 롯데의 노력을 설명했다. 
헉헉대는 선수들에게도 진심을 담아서 전한다. 그는 "쉬는 게 좋으면 야구를 안 하는 게 맞다. 저는 '녹슬어서 관둘 것이냐, 닳아서 관둔 것이냐'를 정하라고 선수들에게 말한다. 안 아프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건 극소수의 천재들이다. 훈련을 더 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은 애들이 발전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난 선수들에게 '독사'라고 불려도 되고 '못된 코치'라고 불려도 된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습관을 익히는 캠프다. 이 좋은 습관이 선수들에게 머리가 아닌, 몸으로 스며들기를 바란다"라며 "내가 다른 트레이너보다 월등하지는 않다. 그저 나의 진심이 통했으면 좋겠다. 지금 하는 훈련이 기본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다음 우리 팀이 정말 좋은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거 하나다"라며 롯데의 성공 하나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2일 오전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랙스(Dededo Sports Complex)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롯데 선수들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3.02.02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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