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제 57회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이 어김없이 올해도 화제다. 올해에는 리한나가 둘째 임신을 한 채 화끈한 공연을 펼쳐 전세계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이에 과거 슈퍼볼 공연들도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 역대급이라 불릴 만한 무대가 많지만 반면 역대 '최악'으로 불리는 공연도 다시 화제되고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2004년 2월 자넷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슈퍼볼 하프타임 쇼 사건이다. 당시 공연 중 팀버레이크가 갑자기 잭슨의 옷을 찢어 가슴을 노출시킨 이른바 ‘니플 게이트’.
잭슨과 팀버레이크는 당시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펼쳤다. 그런데 이때 팀버레이크가 잭슨의 상의를 잡아당기는 안무를 하다가 그만 잭슨의 가슴이 노출되고 말았다. 이 사고는 당시 관중들은 물론 전세셰 시청자들을 술렁케 했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건이었다.
이후 팀버레이크는 그해 열린 그래미어워드에서 "고의가 아니었다"며 공개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잭슨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당시 중계를 맡았지만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잭슨은 CBS와 아직도 냉랭하다. CBS에서 생중계되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주는 상을 거부할 정도.
잭슨과 팀버레이크는 순수한 사고였다고 밝혔지만 CBS 회장은 이를 두 사람이 사고를 '의도'했고 이로 인해 자신이 망신을 당해 잭슨에게 앙심을 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팀버레이크는 눈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잭슨은 그렇지 않았다 생각했다고.
어쨌든 팀버레이크는 이 사건이 벌어진 후에도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8년에는 14년 만에 슈퍼볼 재기의 무대를 갖기까지. 반면 잭슨은 한동안 활동을 중단해야 했을 뿐더러 이 사건으로 커리어는 큰 타격을 받았다.
정작 옷을 뜯어내 가슴을 노출시킨 것은 팀버레이크였는데도 이 사고가 잭슨에게만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준 논란이 됐으다.
팀버레이크는 한참 후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무척 당황했다. 분명 무슨 사단이 벌어졌고 되돌릴 수 없지만 계속 무대를 이어가야 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시 사건을 알고 있을 줄이야"라고 말했다.
팀버레이크는 2021년이 되서야 과거 벌어진 일련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비난의 도마에 오르자 SNS에 자신이 여성혐오의 수혜자가 된 것을 인정하며 장문의 글을 통해 사과를 전했다. 그는 "나는 특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전 여자친구)와 재닛 잭슨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나는 이 여성들을 아끼고 존경하지만 내가 실패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18년이나 늦은 그의 뒷북 사과에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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