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던져서 세계 속으로-지구마불 세계여행'으로 돌아온다. 유재석도, 이효리도 어떤 톱스타도 없이 인기 여행 유튜버들만 대동하고 전개하는 콘텐츠 본연의 가치로 어떤 성적을 받을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NA 새 예능 프로그램 '던져서 세계 속으로-지구마불 세계여행(약칭 '지구마불')이 3월 4일 첫 방송된다. '지구마불'은 MBC 출신의 김태호 PD가 제작사 테오(TEO)를 설립하며 선보이는 새 연출작이다.
편성도 김태호 PD가 MBC에서 마지막으로 선보였던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와 같은 날인 토요일 저녁에 배정됐다. 다만 동시간대 경쟁은 피했다. '놀면 뭐하니?'가 끝난 뒤인 토요일 저녁 7시 50분대에 방송되는 것.
MBC와 ENA의 채널 경쟁력은 사실상 비교불가다. 전통적인 지상파 채널의 공영방송사인 MBC와 신생 케이블TV ENA의 보급률, 지명도 등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외하고 히트작이 없는 ENA인 만큼 사실상 시청률 경쟁보다는 화제성 지표와 유튜브 등 채널 격차를 뛰어넘어 벌어지는 TV 장외 분야에서 '놀면 뭐하니?'와 '지구마불'의 성적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지구마불'로 선보이는 김태호 PD의 연출력 자체다. MBC 시절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라는 대표작들을 국민 예능 반열에 올려둔 김태호 PD인 바. 그가 스타 PD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동시에 그만큼 예능 톱 플레이어들과 함께 했다. '국민 MC' 유재석은 언제나 김태호 PD의 '원픽'인 듯 했고, '슈퍼스타' 이효리가 김태호 PD와 함께 했다.
실제 김태호 PD가 MBC 퇴사 후 가장 먼저 선보였던 '체크인' 시리즈들 또한 '무한도전'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이효리와 함께 한 프로그램이었던 바.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부터 최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캐나다 체크인'까지 이효리의 일상을 조명한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와 달리 '지구마불'은 인기 스타 마케팅 요소가 싹 빠진 콘텐츠 매력 자체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여행 유튜버 3인방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가 실제 지구를 배경으로 부루마불 게임을 벌이며 여행을 떠나는 예능이기 때문. 물론 이들 유튜버 3인방도 큰 인기를 자랑하는 인물들이기는 하나 스타 연출가 김태호 PD보다 현실적인 명성이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보드게임을 실제 지구로 옮겨놓은 남다른 스케일, 최극 각종 방송과 유튜브에서 러브콜을 받는 입담 오른 여행 유튜버들과 함께 한다는 점 등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국민적 스타 없이 선보이는 예능 콘텐츠에서 김태호 PD가 어떤 폼을 보여줄까. 오직 제작진의 역량으로만 화제성을 장악할 수 있을지 도전적인 시도를 선보이는 점은 우선 반갑다. '지구마불'도 김태호 PD의 시간에도 주사위는 던져졌다. / monamie@osen.co.kr
[사진] 테오, EN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