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한국→미국’ 비행기만 35시간…“정신력으로 버틴다, 한일전 위해” [오!쎈 투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16 12: 10

최근 한 달 사이 비행기에서만 무려 35시간을 보낸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 그러나 피로감은 없다. 2년 전 일본에 당했던 수모를 갚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 첫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현재 몸 상태와 대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양의지는 “어제는 조금 힘들었다. 호주보다 날씨가 추워서 몸이 조금 움츠러드는 느낌이었다”라며 “시차 적응을 위해 잠을 조금 안 자고 왔다. 다행히 어제 잘 버텼고 호텔에서 잠을 많이 자고 일어났더니 오늘은 괜찮다”라고 몸 상태를 밝혔다.

대표팀 양의지가 주루 훈련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양의지는 전날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그야말로 강행군을 펼쳤다. 1월 19일부터 2월 12일까지 한 달 가까이 호주 시드니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든 그는 12일 한국으로 귀국해 하루 휴식한 뒤 14일 미국 투손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공항에서 시드니까지의 편도 소요 시간은 약 10시간, 투손까지는 경유 포함 약 15시간이 걸린다. 
양의지는 “마일리지가 많이 쌓인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시차 적응이 조금 빠른 편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다”라고 말했다. 이강철호는 향후 WBC 4강에 진출할 경우 일본 도쿄돔을 거쳐 다시 미국 마이애미로 향해야 한다. 이에 대해선 “그런 부분은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양의지가 정신력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이유는 바로 일본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2021년 개최된 도쿄올림픽에서 주전 포수 중책을 맡았으나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로 침묵하며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양의지의 국제대회 통산 성적은 타율 1할6푼9리(83타수 14안타) 1홈런에 머물러 있다. 
대표팀 양의지가 훈련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정신력을 강조한 양의지는 “마지막 WBC라고 생각하니 그런 마음이 든다. 또 일본전에 두 번이나 크게 맞은 기억이 있어서 그걸 마음에 많이 담아둔 채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 당한 수모를 꼭 갚을 것이고, 김현수와 함께 동생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일본야구의 경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상이 많아서 그 동안 태블릿으로 선수들을 많이 봤다. 그 동안 야마다 테츠토(야쿠르트)에게 결정적인 한방을 계속 맞아서 경계가 필요하고,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도 경계해야할 것 같다”라고 한일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양의지는 한층 젊어진 대표팀 마운드와의 호흡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젊은 투수들의 공을 열심히 받아준다면, 또 그들이 패기 있게 던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우리 투수들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도 많고,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도 많다. 모두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끝으로 양의지에게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물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서 야구를 했고, 프로의 꿈을 꿨다. 그런데 이렇게 항상 뽑아주시니 영광스러울 따름이다”라며 “몸이 좋든 안 좋든 나가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바로 국가대표의 무게감이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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