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는 나뿐이라…” 36세가 된 소년장사, WBC서 마지막 불꽃 태운다 [오!쎈 투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17 11: 40

어느덧 36세가 된 ‘소년장사’ 최정(36)이 커리어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수 있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최정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WBC 대비 평가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활약으로 국가대표팀의 8-2 승리를 견인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볼넷 출루한 최정은 2-0으로 앞선 3회 선두로 등장해 전매특허인 큼지막한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격차를 벌렸다. NC 3번째 투수 좌완 최성영을 상대로 초반 승기를 가져오는 한방을 터트렸다. 

대표팀 최정이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2023.02.17 /jpnews@osen.co.kr

경기 후 만난 최정은 “기술적으로 많이 올라온 느낌이다. 지금 몸 상태를 100%로 볼 순 없지만 그래도 좋아지고 있다”라며 “이번에는 몸을 조금 빨리 만들기 시작했다. 루틴을 이어가다가 SSG 플로리다 캠프에 가서 남들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라고 홈런포 비결을 밝혔다. 
WBC 공인구와 관련해서는 “아쉽게 타격은 KBO리그 공인구로 했지만 수비할 때 WBC 공인구를 경험했다”라며 “캐치볼 할 때 느낌이 완전 달라서 걱정이 컸고, 그래서 타구가 한 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평범한 타구가 왔다. 공을 던져 아웃시켜서 자신감을 조금 얻은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최정이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최정은 이번 대표팀의 유일한 전문 3루수다. 당초 백업 3루수로 허경민(두산)이 선발됐지만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 등 부상을 당하며 낙마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에 김하성을 3루수, 오지환을 유격수로 기용하는 플랜B를 고려 중이지만 베스트 시나리오는 최정이 꾸준히 3루를 지키는 것이다. 그래야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최정은 “전문 3루수가 나 혼자라 많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지만 이번 대회가 마지막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할 생각이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국가대표 3루수 최정은 WBC의 경우 지난 2013년 대회 이후 10년만의 출전이다. 소년장사에서 어느덧 대표팀 베테랑 선수가 된 그는 “그 때와는 기분이 많이 다르다. 그 때는 선배들도 많았고, 긴장하지 말고 즐기자는 마음을 가졌다”라며 “지금은 국제대회라기보다 SSG에서 치르는 정규시즌으로 생각하려 한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긴장감은 10년 전보다 베테랑이 된 지금이 더 크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정은 “대회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더 많이 긴장될 것 같다”라며 “이번 WBC에서 그런 마음을 한 번 이겨내 보도록 하겠다. 경기 때 집중력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마지막 불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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