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뭐하다가” SM 폭로전에도 여론은 싸늘한 이유 [Oh!쎈 초점]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3.02.18 15: 50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를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폭로전이 이어질수록 여론은 계속해서 싸늘해지고 있다.
SM은 지난 3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체제에서 멀티 레이블 체계로 변경하는 ‘SM 3.0’을 선포하고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SM 지분율 9.05%를 확보하고 2대주주로 올랐다.
자신을 배제한 'SM 3.0’ 전략이 발표되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14.8%를 하이브에 매각했다. 하이브는 10일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단숨에 SM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본격적으로 SM 인수전에 발을 들인 하이브 측은 SM의 지분 구조 및 경영권 정상화와 인수 후 시너지를 모색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성수, 탁영준 대표를 비롯한 SM 현 경영진은 이에 반발하며 폭로전을 시작했다. 이성수 대표는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영상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2019년 홍콩에 설립한 CT Planning Limited(CTP)가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며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 하이브가 CTP의 위법요소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동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수만이 진행해온 나무심기와 Sustainability로 대표되는 ESG 캠페인과 관련한 의혹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하이브 측은 “당사는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내용도 전달 받은 바 없다”며 “당사는 이미 SM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일몰 조항 해소, 관계사 지분 매입 등의 조치를 완료한 바 있으며, CTP를 포함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거래구조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확인되면 이전의 조치들과 일관되게 정리를 하여 SM의 지배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M 측은 다시 한 번 입장을 내고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CTP를 인지하고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에 동조 내지는 묵인한 것이고, 이를 모른 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속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SM의 이번 반박 내용과 같이 CTP가 SM과는 직접적으로 계약이 되어 있지 않다면, 당사는 더더욱 이를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며 "그렇지만, 당사와 이 전 총괄의 계약에 따라 SM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기 계약되어 있는 SM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받지 않는 것으로 이미 협의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SM이 폭로하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사안들은 모두 SM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SM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SM의 경영진들은 SM의 팬, 구성원, 아티스트와 주주분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현재 외부에 폭로하고 있는 내용들 중에서 자신들이 승인을 함으로써 책임을 져야 할 내용은 없는지 검토하고, 실질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폭로전이 연일 이어지며 SM 경영권 다툼은 여론전으로 번져 진흙탕 싸움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 하지만 SM 측의 계속된 폭로에 SM은 역풍을 맞고 있는 중이다.
특히 폭로를 주도하고 있는 이 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것. 이 대표가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수만에게 지급하는 6%의 로열티를 언급하며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고, SM 프로듀싱의 근본이 이수만 전 총괄이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그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도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행동을 묵인, 동조했다고 볼 수 있는 이 대표의 달라진 입장이 이중적이라고 꼬집었다. 네티즌은 “SM과 이수만의 문제를 인수하겠다는 기업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냐” “인수전에 뛰어든지 2주도 되지 않은 하이브 보다 오히려 이를 그간 방치하고 제대로 공시를 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더 크다” “내부 폭로를 하려고 했으면 더 먼저했어야 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SM을 둘러싼 여론전이 시끄럽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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