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이틀 전 제안→김하성 절친 자존심 긁었다…"SD, 진정한 노력 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20 13: 29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31)는 김하성을 언제나 챙기고 인정한 팀의 리더였다. 그런데 이런 리더가 팀을 떠나려고 한다. 마음이 상했다.
마차도는 지난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에 3억 달러 대형 계약 시대를 연 신호탄이었다. 지금이야 3억 달러 계약이 우스운 수준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신기원이었다. 
마차도의 가치는 기량면은 물론 팀 케미스트리 측면에서도 충분했다. ‘리더 마차도’와 함께 샌디에이고는 강팀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패권을 쥐고 있던 LA 다저스를 위협하는 라이벌이 됐다. 올해는 서부지구 우승팀으로 다저스보다 샌디에이고를 꼽는 예측들이 많다. 중심을 지키는 선수는 단연 마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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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샌디에이고와 마차도는 10년 계약의 반환점이 돈 시점에서 갈라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정황상 샌디에이고가 마차도의 자존심을 긁었다. 마차도는 스프링캠프 시작과 동시에 이별을 예고했다. 마차도는 “올해까지 나는 샌디에이고다. 그렇지만 내년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옵트아웃이 다가오는 내 입장과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올해가 끝나고 옵트아웃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내가 바라보는 것은 2024년이 아니다. 나는 2023년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마차도가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을 취재해서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샌디에이고가 마차도의 자존심을 긁었다. 샌디에이고는 마차도에게 현재 계약이 끝나는 2029년부터 5년 1억500만 달러 계약을 제안한 상태. 그러나 마차도는 남은 5년 1억5000만 달러 계약을 포기하고 10년 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원하다고 알려져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우승 후보 팀을 만들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은 널리 칭찬 받았다. 최근 몇년 동안 확실히 놀라운 일들을 했다’라면서도 ‘마차도와 연장계약을 원했다면 관심을 끌 수 있는 제안을 해야 했다. 그러나 구단은 마차도가 정한 기한을 무시하고 시즌 중 연장 계약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마차도의 가치에 못 미치는 제안을 했다’라고 전했다.
마차도는 ‘윈터미팅 전인 12월 초에 샌디에이고에게 연장계약 데드라인을 알려줬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맞다. 2월17일(이하 한국시간)이 마감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마차도는 데드라인 설정에 대해 “야구에 집중하고 싶었다. 시즌 중에 계약이나 비즈니스를 계속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제 팀과 우리 팀의 목표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때가 마감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마차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은 샌디에이고의 태도였다. 매체는 ‘마감시한 이틀 전에 샌디에이고가 제안을 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러나 ‘연간 2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나?’라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원하는대로 쓰면 된다. 솔직히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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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A.J. 프렐러 사장은 “마차도는 항상 우리의 우선순위다. 우리 조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차도를 존중하고 오랫동안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있기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계약 5년이 지나면 옵트아웃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샌디에이고에 마차도는 ‘후순위’였다. 
2021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 2022년 투수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내야수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를 데려왔고 스프링캠프 직전에는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 달러)와도 연장계약을 맺었다. 마차도 입장에서는 시간을 충분히 줬고 또 다른 선수들이 계약을 맺는 것을 보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수 있다. 
매체는 ‘지금까지 증거들을 봤을 때 샌디에이고는 마차도를 지키는데 조금의 관심 밖에 없다는 것 외에는 다른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라고 분석했다. 보가츠를 영입하기 전에도 샌디에이고는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에게도 제안을 했다. 마차도가 반드시 우선순위라는 말은 걸러서 들을 필요가 생겼다. 
만약 마차도가 떠난다면 보가츠의 3루 전향, 혹은 보가츠는 유격수에 머물고 김하성이 다시 3루로 가는 방향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마차도가 떠난 뒤 후안 소토와 연장계약 혹은 오타니 쇼헤이 영입에 집중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로서는 마차도가 떠난 뒤의 상황을 머릿속에서 다양하게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그러나 매체는 마차도를 두둔하며 샌디에이고를 비판했다. 매체는 ‘지난 3년 동안 구단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졌던 선수에게 제안을 하기도 전에 중요한 다른 계약을 했다. 그런 뒤 두 달 반 전에 데드라인을 말해준 선수에게 데드라인 이틀 전에 제안을 한다는 것은 붙잡겠다고 한 말한 선수를 위한 진정한 노력을 했다는 것과 정반대에 있다’라며 구단이 마차도를 붙잡겠다는 게 진심인지에 대해 물음표를 보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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