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대 최대어', '특급 신인’, '즉시 전력감' 등 찬사를 받으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데뷔 첫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 2년 차에 만개할 만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SG 김광현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인공은 한화 우완 문동주.
진흥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한화에 입단한 문동주는 1차 지명 출신 우완으로서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복사근 미세 손상, 견갑하근 부분 파열 등 부상 여파로 13경기에서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9월 이후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3.00. 최고 158km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를 앞세워 차세대 에이스의 등장을 알렸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이 문동주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지만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SSG)는 지난달 2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 지역 라디오 DKNET에 출연해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 어떤 성적보다 앞으로를 봤다면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 선수들은 왜 안 되냐”고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추신수는 이어 “문동주를 예로 들면 지금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금 그만큼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야구가 할 일이다. 그게 아쉽더라”고 지적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 중인 문동주는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네덜란드 WBC 대표팀을 상대로 첫 등판에 나섰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그는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뽐냈다.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문동주를 보노라면 프로 2년 차에 특급 선발 반열에 오른 김광현(SSG)의 모습이 떠오른다. 김광현은 데뷔 첫해(2007년) 3승 7패에 그쳤다. 평균 자책점은 3.62.
그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 두 차례 등판해 1승을 거두는 등 평균 자책점 0.00의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김광현은 가을 잔치에서의 기세를 이어 2008년 16승 4패(평균 자책점 2.39)를 거두며 특급 선발 반열에 올랐다.
프로 무대 첫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문동주. 김광현처럼 2년 차 폭풍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