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폭격남 돌아오더라도...' KIA 사령탑은 어김없이 '호령 복권' 긁는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2.21 22: 00

"타격되면 주전 중견수이다".
KIA타이거즈 외야수비의 최고봉은 단연 김호령(30)이다. 2015년 2차 10라운드 102순위 턱걸이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김기태 감독의 발탁을 받아 1군 주력선수로 활약했다. 안타를 지우는 수 많은 빅캐치를 시전해 명성이 자자했다. 발도 빨라 주전으로 출루율이 높았다면 30도루 이상이 가능하다. 단타 하나에 1루에서 3루까지는 기본이다.
하늘도 무심하다. 결정적 자질이 부족했다. 수비력과 기동력 만큼 타격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 외야수는 호타준족이거나 화끈한 장타를 생산해야 1군 주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통산 타율 2할4푼5리에 불과하다. 풀타임은 2016시즌 한 번 뿐이었다. 기회가 많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최근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2022시즌에는 FA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입단해 두 자리를 차지했다. 중견타자 이창진이 3할 타율을 달성하며 비약했고, 이우성도 타격으로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3할 대타자 고종욱에 젊은 좌타 유망주 김석환까지 외야경쟁에 뛰어들었다. 
경쟁 와중에도 개막 엔트리에 들었으나 직후 내복사근 파열상을 입어 80일 동안 개점휴업했다. 타율 2할7푼2리를 기록했지만 100타석도 되지 않았다. 54경기 88타석. 데뷔 이후 가장 적은 타석이었다. 그래도 7월3일 복귀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자리를 지켰다. 탄탄한 수비와 대주자, 대타로 활용도가 높았다.
수비력 덕택에 부상이 없으면 항상 1군이다.  2017년 우승할 때는 독특한 외야 방정식이 실현됐다. 근소하게 리드한 경기 후반이면 중견수 버나디나가 우익수로 이동하고, 벤치에 앉아있던 김호령이 중견수로 등장한다. 어김없이 명품수비가 나온다. 투수들에게는 최고의 수비수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 8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4월30일이면 만 31살이다. 올해를 맞는 심정은 절실함 그 자체일 것이다. 외야 경쟁률은 작년보다 더 치열해졌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가 버티는데다 이창진, 이우성, 김석환이 계속 경쟁중이다. 게다가 군대갔던 리드오프 최원준이 6월14일 1군에 복귀한다. 김호령에게는 주전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김호령은 지난 20일 대외 첫 실전이었던 WBC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 연속으로 2루타를 작렬했다. 1회 젊은 좌완 구창모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1루루자 김도영을 불러들였다. 2회에서는 우완 박세웅을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로 공략했다.  마지막 타석은 사구로 출루했다. 
매년 김호령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실망이 담겨있었다. 김기태, 맷 윌리엄스, 김종국 감독까지 KIA 사령탑들은 항상 똑같은 말을 해왔다. "타격이 되면 중견수 자리는 김호령의 차지이다". 그래서 김종국 감독은 올해도 김호령을 1군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김호령 복권'을 긁어보는 심정으로 말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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