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브루어스의 재앙으로 전락한 MVP 출신 외야수 크리스티안 옐리치(32)가 색다른 오프시즌을 보냈다. 야구를 잠시 멀리 하는 방법으로 심신을 추스른 뒤 최상의 기분으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새 시즌 앞두고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한 옐리치의 소식을 전했다. 옐리치는 오프시즌 동안 가족, 친구들과 지내며 야구를 잊고 지냈다. 특히 밀워키 팀 동료이자 친구인 내야수 마이크 브로소와 유타 지역을 여행하면서 힐링 시간을 가졌다.
옐리치는 “오랜 시간 야구와 떨어져 지냈다. 그냥 놀면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냈다. 1~2주 정도 쉬다 야구 시즌으로 돌아가기 위해 연습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해 균형을 잡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인생을 즐기며 자유 시간을 누리는 것이다. 야구 시즌이 오면 어차피 매일 야구해야 한다. (캠프가 시작한) 오늘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매일 야구한다. 때로는 잠시 야구를 멀리하는 게 건강에 좋고, 일을 더 잘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옐리치는 “올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좋은 상태에 있다. 지난 몇 년과 비교해 어느 때보다 좋다. 나에 대한 주변 기대를 이해한다. 그걸 잘 받아들이고 시작하겠다. 시즌을 시작할 때는 비관보다 낙관이 필요하다”고 부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13년 마이매미 말린스에서 데뷔한 좌투좌타 외야수 옐리치는 2018년 밀워키로 트레이드된 뒤 잠재력이 대폭발했다. 2018년 147경기 타율 3할2푼6리 36홈런 110타점 장타율 .598 OPS 1.000으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타율, 장타율, OPS 1위에 올랐다. 첫 MVP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이어 2019년에도 130경기 타율 3할2푼9리 44홈런 97타점 출루율 .429 장타율 .671 OPS 1.100으로 NL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1위를 휩쓸었다.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에게 MVP 자리를 내줬지만 2년 연속 톱클래스 성적을 내며 밀워키와 9년 2억1500만 달러 연장 계약 대박을 쳤다. 스몰 마켓으로 큰돈을 쓰지 않는 밀워키가 구단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옐리치에게 줬다.
계약 시점만 해도 옐리치에게 중간에 FA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이나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어 밀워키 구단에 유리한 계약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2020년 계약 첫 해부터 옐리치의 거짓말같은 추락이 시작됐다. 2019년 시즌 막판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무릎 뼈가 부러진 뒤 페이스가 확연히 꺾였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내리막을 걸으며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지난해 큰 부상 없이 154경기를 뛰었으나 타율 2할5푼2리 14홈런 57타점 OPS .738로 몸값 대비 활약이 너무 저조했다. 밀워키도 86승76패로 승률 5할3푼1리를 기록했지만 1경기 차이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5년 연속 가을야구 행진도 끊겼다.
옐리치는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이 첫 번째 목표이지만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 지난해 탈락이 우리 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재충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좋다고 생각한다”며 팀과 자신 모두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시즌을 맞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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