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출연진을 대상으로한 예능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지만,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던 '일반인 출연자 검증' 이슈는 개선은 커녕 더욱 몸집을 부풀리며 꼬리표 처럼 뒤따르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성병 폭로에 이어 학교 폭력과 자해 협박, 성추행 등 수위 높은 폭로까지 등장하면서 제작진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ENA, SBS Plus '나는 SOLO'에 출연한 남성으로부터 성병에 감염됐다는 폭로글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익명의 폭로자 A씨는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애 프로그램에 나온 30대 후반 남성으로부터 성병에 감염됐다. 나에게는 너무 아픈 시간이지만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며 혼자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최근 방송에 나오는 걸 보고 그동안 억눌러져 있던 억울함과 정신적인 고통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남성과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교제를 했고, 그 사이 성병에 감염돼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었다고. 그는 산부인과 검사 결과지를 증거로 함께 첨부하며 "본인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전문직임에도 몸에 질환이 있었던 걸 모를 수가 없었을 텐데 나와 교제 시에 아무 말도 없이 성관계를 했다. 이후 대화를 나눴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방관했으며,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폭로글을 삭제했지만, 해당 내용이 기사화 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이에 '나는 솔로' 측은 22일 논란 속 출연자가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공개했다.
폭로 당사자는 "게시판 글은 사실과 다르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 훼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며 "이 문제는 두 사람의 개인사니만큼 더 이상의 사생활 언급은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아울러 저는 나는솔로 방송의 출연자로서 진심으로 촬영에 임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나는 솔로' 제작진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제작진은 이번 논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이 ‘나는 솔로’를 시청하시는데 있어서, 불편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더욱더 신중하고 사려 깊게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또한,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한 모든 출연자들의 입장도 고려해 방송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런가 하면 MBN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은 유력 우승 후보로 떠오른 황영웅이 폭행 의혹에 휘말리면서 곤혹에 처했다. 한 유튜버는 황영웅이 과거 상해 전과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22일에는 황영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B씨와의 인터뷰 영상까지 업로드 했다.
B씨는 황영웅에게 폭행을 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지만, 경찰 신고가 이뤄진 뒤 황영웅은 진단서를 끊고 '쌍방폭행'을 주장했다. 황영웅 모친은 다른 친구들을 찾아가 밥을 사 먹이며 진술을 회유하는 행동 등을 했다"며 "치아가 아직도 들어가 있는 상태다. 치열이 한쪽이 뒤틀리다 보니, 옆에 있던 치아들도 다 조금씩 틀어졌다. 아직도 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황영웅에게 법적 책임을 물으려 했지만 검찰의 권유로 치료비 포함 300만원을 받고 합의했다고. 이어 "나는 맞은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황영웅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 카톡으로 넘어가자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라면서 "제가 아는 황영웅은 사람들로부터 응원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톱8까지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 그럼에도 이틀째 "확인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던 '불타는 트롯맨' 측은 23일 공식입장을 내고 "제작진은 오디션 당시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동의를 얻어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적 절차를 거쳐 모집을 진행한 바 있다. 논란이 된 참가자 또한 해당 과정을 거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격사유 여부 확인 후 다른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꿈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에게 울림을 줬던 만큼 제작진 역시 "과거사와 관련해 갑작스레 불거진 논란이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제작진 측은 "한 개인의 과거사를 세세하게 파헤치고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로 인해 사실 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 양해 부탁 드린다"며 "조속한 상황 파악 후 다시 말씀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피지컬:100'은 출연진의 학교폭력에 이어 자해 협박 의혹까지 연이어 터지며 타격을 입었다. 지난 14일 '피지컬:100'에 출연한 김다영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폭로글이 등장한 것. 폭로글에 따르면 김다영은 문자나 메신저로 돈을 모아올 것을 지시했으며, 폭행을 가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김다영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피해자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측은 "출연자와 소통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다영의 SNS에도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댓글이 쏟아졌지만, 김다영은 SNS 댓글 기능을 차단하며 침묵을 유지했다. 결국 '피지컬:100'의 종영 시점까지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일에는 '피지컬:100'에 출연한 발레리노 출신 남성 출연자가 자해 협박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기사가 등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전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 책상과 벽 등에 머리를 박는 등 자해 행위로 만남을 이어가도록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서도 넷플릭스 측은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별다른 추가 입장은 전하지 않은 채 종영을 맞았다.
SBS '동물농장'은 반려견 훈련사로 출연한 이찬종 소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일 유명 반려견 훈련사가 30대 여성 보조훈련사 C씨를 강제 추행했으며 헌재 경찰이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C씨는 2021년 중순부터 지난해 초까지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이후 해당 반려견 훈련사로 강형욱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논란의 주인공은 SBS 'TV동물농장'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이찬종 소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찬종 소장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직접 자신이 피소된 당사자임을 밝히면서도 "C씨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피해자들로부터 진정이 제기되어 징계를 받은 이후 갑자기 이와 같은 무고행위를 한 것"이라며 "이찬종 소장이 일부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대화를 한 것은 사실이나, C씨에 대해 어떠한 신체접촉이나 성추행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C씨는 무고죄로, C씨로 하여금 무고 및 언론제보를 하도록 지시한 센터장 D씨를 상대로 공갈, 강요, 무고 교사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소하기 위해 고소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동물농장' 측은 이찬종 소장의 출연 분량 편집을 결정했다. 논란이 제기된 만큼 선제적 대응을 택한 것.
더군다나 SBS는 앞서 '집사부일체2'에 출연했던 유명 유튜브 주언규(구 신사임당)가 영상 표절 논란에 연루돼 한 차례 곤욕을 치렀던 바 있다. 주언규의 채널에 '노아 AI'를 이용해 타 유튜버들의 영상을 표절했다는 수강생이 출연했고, 표절 방법을 고스란히 담은 콘텐츠를 업로드했던 것. 이후 표절 피해를 입은 한 유튜버가 이를 폭로하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결국 주언규는 자신의 콘텐츠들을 비공개로 처리한 뒤 "이번 문제는 단순한 출연자의 문제가 아니라 저의 잘못이기도 하다"며 "저도 자숙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이틀만에 표절을 한 것은 자신의 온라인 수강생일 뿐 "내용 카피를 가르치지도 않았고, 제 영상은 표절한 게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후 주언규 채널 구독자들이 표절 피해 유튜버 영상에 악플을 다는 사태까지 이르자, 주언규는 추가 입장문을 내고 노아AI를 활용한 표절사건의 원인은 애초에 제가 무리해서 성과자 초대 이벤트를 기획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저의 안일한 저작권 의식으로 잘못된 인식을 퍼트리게 돼 죄송하다. 모든 책임을 지고 노아AI 앰배서더 및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아AI 측 또한 책임을 통감하고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다. 난데 없는 출연진 논란에 '집사부일체2'에도 비상에 처했다. '집사부일체2' 측은 방송 일주일만에 주언규가 출연한 회차의 다시보기 영상 등을 모두 삭제했다.
대상이 일반인인 만큼 제작진 입장에서도 그들의 사생활까지 검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잘 알려진 연예인마저 뒤늦게 과거 논란이 드러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데,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검증 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바. 하지만 작은 논란 하나에도 프로그램의 취지가 흐려지거나 다른 출연진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것 또한 부정할수 없는 만큼, 논란 요소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 또한 제작진이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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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NA, MBN, SBS Plus, 넷플릭스,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