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간 것은 내 인생 최고 결정, WBC에서 보자" USA 대표 메릴 켈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2.23 12: 05

“한국에 간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출세한 투수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모처럼 한국 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뮬레이션 게임에 켈리가 애리조나의 첫 번째 투수로 등장했다. 이날 애리조나 팀은 대부분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1선발 켈리가 실전 등판을 앞두고 컨디션 점검차 등판했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시뮬레이션 경기를 마치고 이민호 심판위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2.23 /jpnews@osen.co.kr

마운드에 오르며 키움 덕아웃을 향해 인사를 건넨 켈리는 첫 타자 김태진을 2구 만에 3루 땅볼 처리한 뒤 김건희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이어 임병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형종을 초구에 2루 내야 뜬공, 에디슨 러셀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5타자 상대로 총 15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켈리는 KBO 심판위원들에게도 모자 벗어 90도로 인사하며 한국식 예의를 갖췄다. 이민호 KBO 심판조장과는 반갑게 웃으며 악수도 나눴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시뮬레이션 경기에 나서 역투하고 있다. 2023.02.23 /jpnews@osen.co.kr
등판을 마치고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켈리는 “오랜만에 맞은편에 있는 한국 팀을 만나 즐거웠다. 한국에 있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키움의 코치로 있는 박재상은 내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뛸 때 동료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오랜만에 그를 다시 만나게 돼 반가웠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만 27세 젊은 나이에 한국으로 온 켈리는 2018년까지 4년간 SK 에이스로 활약했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2+2년 계약으로 애리조나에 스카우트된 켈리는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4년간 통산 97경기(573이닝) 36승35패 평균자책점 3.96 탈삼진 494개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전에는 애리조나와 2+1년 연장 계약하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최소 3300만 달러 보장 수입을 확보한 켈리는 지난해 33경기(200⅓이닝) 13승8패 평균자책점 3.37 탈삼진 177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번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에도 발탁되며 USA 로고까지 가슴에 새겼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시뮬레이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2023.02.23 /jpnews@osen.co.kr
한국을 다녀간 뒤 메이저리그에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켈리는 “한국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한국에 간 것은 아마도 내 인생 최고 결정이다. 한국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그들은 내게 아주 특별하다. 한국에 가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여기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며 “한국에서의 여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SK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투수 김광현, 최정도 이번 WBC 한국 대표팀에 포함돼 있다. 켈리는 “최정과 김광현이 보고 싶다. 한국에 갔을 때 그들이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줬다”고 고마워하며 “한국이 (4강·결승전이 열리는) 마이애미로 넘어오길 바란다. 한국은 정말 좋은 팀이고,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열리는) 일본 도쿄에서 행운이 있길 바란다. 미국과 한국이 만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고 한국과 WBC 맞대결도 기대했다. 켈리는 내달 7일 미국 WBC 대표팀에 합류한다.
켈리를 비롯해 내달 7일 대표팀 선수들이 소집되는 미국은 멕시코, 콜롬비아, 캐나다, 영국과 C조에 편성돼 12일부터 16일까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과는 나란히 8강 토너먼트를 통과해야 4강 또는 결승에서 맞대결 가능성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준결승전은 내달 20~21일, 결승전은 22일로 예정돼 있다. /waw@osen.co.kr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시뮬레이션 경기를 마치고 KBO 심판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2.23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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