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공을 던지니까…" 롯데 영건들이 만드는 80억 포수의 새로운 즐거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2.23 13: 50

“매력적인 공들을 던져서 저 또한 흥이 나는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가 FA 시장에서 4년 80억 원에 야심차게 영입한 유강남(31)은 스프링캠프부터 가장 큰 목소리로 캠프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불펜 연습장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을 때 유강남의 데시벨은 더욱 커졌는데, 이에 “투수들 공을 받으면서 너무 재밌었다. 매력적인 공들을 던지니까 저 또한 흥이 나는 것 같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 롯데에는 많은 ‘원석’들이 있다.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는 못한, 기대가 큰 영건 투수들이 즐비하다. 김도규(25), 나균안(25), 서준원(23), 최준용(22), 김진욱(21), 이민석(20), 진승현(20) 등 구위 좋고 포텐이 터질 날을 기다리는 20대 초반의 투수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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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지도자의 적절한 코칭도 필요하지만 경험 많은 포수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포수 육성도 더뎠고 영건들의 성장세도 뭔가 아쉬웠던 롯데가 유강남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강남의 프레이밍과 투수리드는 분명 롯데 영건들에게 새로운 시선과 느낌을 안겨줄 수 있었다. LG의 고우석(25), 정우영(24), 김윤식(23), 이민호(22) 등 영건들의 성장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이 워낙 특출나기도 했지만 유강남의 역량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실제로 괌 스프링캠프에서는 불펜피칭에서 유강남이 내심 공을 받아주기를 바랐던 투수들이 꽤나 있었다는 후문. 물론 유강남이 공을 받는 영광(?)은 투수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갔지만 그만큼 롯데 투수들의 기대가 크다는 증거다.
이러한 영건들의 매력은 유강남에게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고 LG 시절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는 듯 하다. 지난 22일 일본 이시가키섬 시영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유강남은 7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이날 선발 등판한 나균안과 호흡을 맞췄다. 나균안은 유강남과 호흡을 맞추면서 3이닝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피칭을 펼쳤다.
유강남은 경기 후 나균안에 대해서 “(나)균안이가 연습 때부터 구종의 이해도, 컨트롤, 밸런스가 좋았다”라며 “첫 경기 선발이라 부담이 있었을 텐데 공을 받아보니 잘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밸런스로 여러 구종을 골고루 활용해 봤다”라고 설명했다.
나균안은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던지려 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타자랑 싸우자는 마음가짐으로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다”라면서 “그리고 (유)강남이형이 내가 던지고 싶은 공들을 적재적소에 잘 리드 해주셨다”라며 유강남의 호흡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불펜피칭을 받아보긴 했지만 유강남은 여전히 롯데 투수들을 알아가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 실전 경기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력적인 흥미요소가 있다면 신뢰가 더 빠르게 쌓일 수 있다.유강남과 롯데 영건들이 앞으로 형성해 나갈 케미스트리가 기대되는 이유다. /jhrae@osen.co.kr
22일 지바 롯데와의 교류전에 출장한 유강남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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