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이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1위를 찍으며 인기리에 막 내렸다. 그러나 출연자의 성평등 논란으로 시작해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출연자가 마지막회까지 등장하는 장면으로 비판점을 남겼다.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드는 K예능의 성과에 과제도 동시에 남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이 지난 21일 공개된 9회를 끝으로 막내렸다. 우승자는 전 스노보더 국가대표 우진영. 상금 3억원을 거머쥐고 최후의 1인으로 남은 우진영의 토르소가 '최고의 몸'으로 유일하게 남게 됐다.
특히 '피지컬:100'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 TV쇼 부문 TOP10 1위를 차지했던 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을 중심으로 K콘텐츠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피지컬:100'은 한국의 예능 또한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비록 넷플릭스 이용자들에 한해서이긴 하지만, 언어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예능이라는 영역에서 '몸의 대화'를 보여주며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장호기 PD가 MBC 소속인 바. 이에 제작사인 MBC 또한 양껏 고무됐다. MBC 박성제 사장은 공식 SNS를 통해 "MBC는 이제 지상파 TV가 아니다. 지상파 채널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고 자신했고 "장호기 PD가 시즌2는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 더욱 멋지게 만들겠다고 했다.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피지컬:100'의 시즌2를 향한 미래가 무조건적으로 밝은 것만은 아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피지컬:100'이 시작부터 끝까지 논란도 몰고 다녔기 때문. 우선 방송 초반에는 남여 출연자들의 성대결을 두고 '성평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일었다. 다행히 이는 비록 성대결에 임했던 여성 출연자 김춘리가 제작진의 사전 고지가 충분히 있었고 본인이 받아들인 대결임을 강조하며 일단락 됐다.
프로그램 공개 후반부에는 출연자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폭로자는 '피지컬:100'의 한 출연자와 같은 중학교를 다니며 금품갈취와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진정한 사과와 더 이상 미디어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 측은 "현재 제작진이 출연자와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추가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결국 해당 출연자의 모습이 '피지컬:100' 최종회까지 등장하며 시청자 일각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피지컬:100'은 '최고의 몸'을 찾겠다는 기획 의도를 표방하면서도 명확한 선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특히 약물을 사용해 몸을 키우는 일명 '비내추럴'과 운동으로 몸을 단련한 '내추럴' 출연자들 사이의 대결에 대해 끊임없는 논쟁이 불거졌다. 결과적으로 '내추럴' 출연자의 선전과 우승으로 마무리 됐으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매라운드 서바이벌의 생존자를 가리는 것일 뿐 '최고의 몸'이 무엇인지 명확한 기준점을 남기지는 않은 셈이다.
이 같은 논란들에도 불구하고 '피지컬:100'이 인기리에 마무리된 것은 분명한 상황. 넷플릭스 측은 인기에 화답하듯 추가 종영간담회를 내정하며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시즌2 제작이 가시권에 들어온 '피지컬:100'이 이같은 논란들을 떨지고 당당한 시리즈 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넷플릭스에서 모처럼 인기리에 막내린 한국 예능의 빛과 그림자가 함께 짙어지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