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거포로 불렸던 변우혁(23·KIA)이 독수리에서 호랑이로 변신해 장타 본능을 깨우고 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변우혁이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친 홈런을 인상적으로 바라봤다. 남다른 의미도 부여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이다. 밸런스도 좋고 타이밍도 잘 잡는다. 경기 초반에도 결과가 안 좋았을 뿐 스윙을 보면 자신감이 느껴졌다”라고 그의 거포 본능을 주목했다.
변우혁은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한국 WBC 야구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신고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초반에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1회 2사 1, 3루 찬스서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오지환의 호수비에 막혔고, 3회와 5회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변우혁은 4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호쾌한 스윙을 뽐냈다. 팀 동료 이의리를 상대로 추격의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린 것.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김 감독은 “잠깐 다른 곳을 봤는데 벌써 공이 펜스로 가 있더라. 이의리가 그 전에 삼진을 많이 당해서 기를 살려주려고 했나”라는 농담을 통해 그의 홈런을 반겼다.
변우혁은 입단 때부터 한화를 이끌 우타 거포로 주목받았던 자원이다. 북일고 시절 파워 하나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2019 신인드래프트서 한화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첫해 29경기 타율 2할2푼6리 1홈런 2타점의 부진 속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상무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작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둥지를 옮겼다. 2022시즌 또한 21경기 타율 2할6푼2리 3홈런으로 알을 깨지 못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서 황대인, 김석환과 함께 최형우의 뒤를 이을 거포로 거론되고 있는 변우혁. 전망은 밝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힘으로는 어디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고, 병역까지 빠르게 해결하며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비록 연습경기이지만 시원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새 팀에 좋은 첫 인상을 남기는 데도 성공했다.
김 감독은 “올해 변우혁에게 기대하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다. 못 치더라도 주자 있을 때 장타를 한 번 터트려주면 상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우리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라며 “트레이드 당시 변우혁에게 기대한 건 장타력이다. 수비나 주루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잘하는 거에 초점을 맞췄고, 올해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라고 1차 지명 유망주가 날개를 펴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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