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안타는 기본, 장외포 괴력까지…각성한 천재타자, 2년 전 도쿄 악몽 씻는다 [오!쎈 투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24 07: 52

강백호의 스윙의 심상치 않다. 3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1차전서 결승홈런, 3차전에서 장외홈런의 괴력을 뽐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2년 전 도쿄의 악몽을 씻는 건 시간문제다. 
강백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평가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과 안타로 국가대표팀의 8-2 승리에 기여했다. 
평가전에서 줄곧 하위 타선을 맡았던 강백호는 이날 4번에 위치해 김현수, 박병호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이뤘다. 초반 흐름은 주춤했다. 1회 팀 동료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3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 3회 선두로 등장해 박세진 상대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대표팀 강백호가 투런포를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23.02.17 /jpnews@osen.co.kr

홈런은 3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4-0으로 앞선 4회 1사 1루 찬스. 강백호는 손동현을 만나 우측 외야 바깥에 떨어지는 대형 장외 투런포를 터트리며 승기를 가져왔다. 17일 NC전 결승홈런에 이은 평가전 2호 홈런이었다. 
강백호는 이에 그치지 않고 6회 조이현 상대 우중간으로 안타를 날리며 3경기 연속 멀티히트까지 완성했다. 이후 7회에도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의 좋은 수비로 아쉽게 내야땅볼이 됐다.
강백호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6-10으로 뒤진 8회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며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모든 비난의 화살이 강백호에게 쏠렸고, 그는 귀국 후 공식 인터뷰를 갖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에는 두 차례의 큰 부상으로 천재타자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62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의 커리어 로우를 쓰면서 연봉이 5억5000만 원에서 2억9000만 원으로 47.3% 삭감됐다. 강백호는 구단의 연봉 계약 제시에 납득하지 못하다가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 도장을 찍었다. 
애리조나주 투손에 입성한 강백호는 훈련을 거듭할수록 천재타자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훈련 때부터 조기 출근하는 의욕을 보인 그는 연습 타격 때 좋은 감을 뽐내더니 NC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2안타를 쳤다. 첫 경기부터 결승홈런을 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고, 이날은 경기장 바깥으로 공을 날리는 괴력까지 발휘했다. 
이정후, 나성범, 이정후, 박병호, 최정, 양의지 등 중심타자가 즐비한 WBC 대표팀. 여기에 강백호까지 좋은 타격감을 뽐내며 이강철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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