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장에 멀티수비 부담까지…“박병호·강백호 안 아프기를 기도 중” [오!쎈 투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24 19: 30

한국 WBC 야구대표팀의 주장 김현수가 많은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특별히 박병호, 강백호의 건강을 기원했다. 
김현수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WBC 평가전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감각을 점검했다. 
1회 3루수 황재균의 호수비에 막혀 내야땅볼에 그친 김현수는 2회 중견수 뜬공에 이어 4회 적시타로 타점을 신고했다. 3-0으로 앞선 4회 1사 3루서 등장해 KT 손동현을 상대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친 것. 이후 강백호의 우월 장외 투런포 때 홈까지 밟았다. 

대표팀 김현수가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경기 후 만난 김현수는 “팀 분위기는 좋다. 다만 날씨가 따뜻하지 않아 개인 컨디션은 좋지 않다”라며 “날씨가 좋은 곳에서 경기를 하려고 왔는데 애리조나가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다. 비행기를 오래 타고 왔지만 날씨가 생각보다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도 준비는 계속 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타격 또한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김현수는 “타자들 모두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긴 한데 아마 잘 친다고 생각하는 타자는 없을 것 같다”라며 “아무래도 지금 상대팀들은 연습경기 위주의 투구를 하고 있다. 앞으로 점점 실전에 맞춰져 있는 팀과 경기를 하다보면 그 때 감을 찾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나 같은 경우 아직 경기할 때 몸이 둔한 것 같다. 방망이를 들고 있는 자세도 어색하다”라며 “물론 3경기가 적은 경기는 아닌데 그거에 비해 적응력은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표팀 이정후가 김현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다. 2023.02.19 /jpnews@osen.co.kr
대표팀 주전 좌익수인 김현수는 1루수 메이저리거 최지만의 대표팀 승선 불발로 현재 1루 수비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팀에는 박병호, 강백호라는 1루수가 있지만 단기전 특성 상 언제 어떤 선수가 교체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일 1루수 자원을 일찍 소모할 경우 소속팀 LG에서 종종 1루수를 봤던 김현수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러나 이는 김현수가 바라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는 “만일 1루수를 본다면 어떻게든 해야 한다”라면서도 “(박)병호 형과 (강)백호가 안 아프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들이 잘하는 선수들이라 부상만 안 당한다면 내가 굳이 멀티를 할 필요가 없다. 단 마음의 준비는 다 해놓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현수가 두 선수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유는 그는 이미 대표팀 주장이라는 부담이 큰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주장도 벅찬데 익숙하지 않은 1루 수비까지 맡을 경우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배가될 수 있다. 
대표팀 주장 역할은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한국야구 영광의 순간에 늘 함께했던 베테랑 국가대표다. 
김현수는 “선수들에게 아프지 말고 잘 먹고 잘 자라는 이야기를 주로 해준다”라며 “WBC가 중요한 대회이지만 이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은 또 시즌을 치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모든 걸 쏟아 붓고 난 뒤의 힘든 걸 느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조언을 해주는 것”이라고 캡틴의 자상함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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