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시장 살리기 대박” ‘백종원 매직’이 계속되려면 (종합)[Oh!쎈 초점]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3.02.28 15: 38

백종원의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연일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세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백종원의 시장 프로젝트는 예산 시장을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백종원 시장이 되다’ 프로젝트는 충남 예산군과 더본 코리아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백종원이 직접 시장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에 나섰으며, 궁극적으로 시장 활성화를 이뤄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다.
지난 2019년부터 계획해 지난 3년 간 공을 들인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백종원은 시장 내 상가 5곳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하고 상인들을 입점시켰다. 이후 상인들에게 창업 교육은 물론 메뉴 컨설팅까지 진행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며 예산 시장은 금세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과거 20여 명에 불과했던 예산 시장 일 평균 방문자는 5000명으로 대폭 늘었고, 주말에는 1만~1만 5천 명이 찾는 명소로 등극했다.
그야 말로 백종원의 매직이다. 지자체에서도 골머리를 앓던 전통 시장 살리기를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추진력, 영향력을 이용해 제대로 성공시켰다. 이처럼 백종원은 전통 시장의 부흥 발판을 마련하고 성장의 기틀을 세우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반짝 흥행이 아닌 꾸준한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백종원 개인이 아닌 실제로 운영하는 이들의 협조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백종원의 의지가 강하고 컨설팅, 레시피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를 받아들이는 상인들의 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앞서 SBS ‘골목식당’을 통해 백종원이 솔루션을 진행했던 대전 동구 청년구단과 인천 신포동 청년몰 등은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이후 지자체와 상인들의 사후 관리 소홀로 개장 4년 만에 폐장했다. 예산 시장 역시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단단한 각오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수적이다.
지난 27일 공개된 '백종원 시장이 되다' 7화에서도 시장 점주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백종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백종원이 공개한 점주 선별 기준은 세 가지였다. 오래할 수 있는 자신 보다 젊은 사람, 근성과 간절함을 가진 사람, 예산 거주자.
이렇게 뽑힌 점주들도 백종원의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점검에 나선 백종원은 정리되지 않은 비품이 매장에 나뒹구는가 하면, 화구 곳곳에 먼지와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있고, 식기들이 놓인 선반에도 먼지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백종원은 "내 집이라고 해도 이렇게 할 거냐. 내가 장담하는데 이렇게 하면 두 달 만에 개판된다. 그 꼴을 너무 많이 봤다. 그러다가 가게 말아먹는 거다. 사장님들 분양 받은 아파트, 안방이라고 해도 이렇게 쓸 거냐"라며 "가게에 내 영혼이 들어가야 한다. 내가 여기서 잘 수 있을 정도로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사람을 실망시키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못하겠으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말하고 포기해라. 여기에 목숨 걸 거 아니면 하지 마라"라며 "다들 어떡하려고 그러냐"라고 한숨 쉬었다. 그는 사장단을 불러모은 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나는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한다. 메뉴를 내 거로 만들어야 하니까 그게 급해서. 그런데 메뉴는 금방 손에 익도록 쉽게 만들었다. 가게는 하나하나 직접 살펴야 한다. 내 가게처럼 안 하는 게 안타까워서 그랬다”고 전했다.
실제 개장 뒤에도 예산 시장에는 한 달 새 10만 명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몰리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백종원은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예산군과 협의를 진행했다”며 한 달 간 휴장을 예고했다. 백종원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예산시장 내 5개 점포는 2월 27일부터 3월 31일까지 한 달 간 휴장 기간을 가진 후 오는 4월 1일 재개장에 나설 예정.
이미 백종원은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이 뒤는 지자체와 상인들의 몫이다. 한 달 간의 재정비 시간을 가진 예산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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