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트롯맨’이 부랴부랴 외양간을 고치려 했지만 이미 소는 떠난 상태였다. 소도 잃고, 외양간마저 잃은 ‘불타는 트롯맨’은 의미를 잃었다.
‘불타는 트롯맨’이 부랴부랴 황영웅을 하차시키며 이번 사태를 일단락 지으려는 모양새다. 황영웅에 대한 폭행 가해자 의혹이 제기된 지 약 18일 만이다.
앞서 폭행 전과를 인정할 때처럼 황영웅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황영웅은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제작진과 상의 끝에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저는 이제 ‘불타는 트롯맨’ 경연을 끝마치려 한다”며 “어린 시절의 일이라고 변명하지 않겠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오해는 풀고, 진심으로 사과하겠다. 그동안 제가 살면서 감히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과분한 사앙를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영웅은 과거 폭행으로 인한 전과가 있다고 인정했으나 ‘불타는 트롯맨’ 하차는 하지 않았고, 결승 1차전 무대까지 소화했다. 그는 중간 순위 1위에 등극, 우승상금 6억+@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그러나 황영웅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결국 황영웅은 하차를 결정했다.
황영웅이 입장을 밝힌 뒤 ‘불타는 트롯맨’ 측은 “제작진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자진 하차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타는 트롯맨’ 측은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섣불리 한 사람의 인생을 단정 짓는 것을 우려해 최대한의 신중을 기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지난 여름부터 인생을 걸고 구슬땀을 흘려 온 결승 진출자들의 마지막 경연을 정상적으로 마치는 것이 제작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라고 변명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너른 이해의 말씀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묵묵히 마지막 생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결승 진출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양해’까지 구했다.
프로그램 시작 전 참가자들의 동의를 얻어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서약서를 받았다는 ‘불타는 트롯맨’은 철저히 참가자 뒤에 숨어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 더 나아가 범죄자를 ‘갱생’시키겠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출연을 강행했다. 이는 시청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불타는 트롯맨’은 또 황영웅 뒤에 숨어 “그의 뜻에 따라 자진하차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영웅의 하차 의지가 없었다면 ‘불타는 트롯맨’은 계속 안고 갔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불타는 트롯맨’은 세 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첫 번째는 사전 검증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부분이고, 두 번째는 결격 사유를 확인하고도 하차시키지 않아 일을 키웠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참가자 뒤에 숨어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를 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실수에서 사태를 바로 잡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감싼 ‘불타는 트롯맨’ 또한 2차 가해자임이 분명하다. 소 잃고 외양간도 잃은 ‘불타는 트롯맨’이 사죄의 뜻을 전해도 와닿지 않는 이유다.
‘불타는 트롯맨’은 오는 7일 생방송을 펼쳐질 결승 2차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 예능 프로그램 등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성난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 사태의 피해자는 황영웅을 제외한 TOP8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이다. /elnino8919@osen.co.kr
[사진] '불타는 트롯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