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떠난 한화, 책임감 안고 돌아온 오선진 "후배들에게 배우면서 경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05 10: 10

한화 내야수 오선진(34)은 지난 2021년 6월25일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지난 2008년 프로 데뷔할 때부터 14년 몸담은 팀을 떠나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선수단과 인사를 위해 찾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클럽하우스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반 만에 한화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29일 한화와 1+1년 최대 4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으로 복귀했다. “이렇게 올 줄 알았으면 그렇게 울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쑥스러워한 오선진은 “그때는 ‘아, 이제 한화랑 끝났구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그랬다”고 돌아봤다. 
한화가 트레이드로 보낸 오선진을 FA로 다시 영입한 것은 베테랑 선수로서 내야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목적이 컸다. 삼성으로 떠난 1년 반 사이 한화 선수단은 더 어려졌고, 리빌딩 과정에서 극심한 성장통을 겪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오선진과 FA 계약 후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삼성에서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오선진의 경험을 기대했다. 

한화 오선진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3.03 /sunday@osen.co.kr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스프링캠프 기간 오선진은 고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는 “야수 쪽에서 (최재훈, 채은성과 함께) 나이가 제일 많아졌다. 한화를 떠나기 전 캠프보다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한다”며 “내 것도 해야 하지만 내야 포지션에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정)은원이, (문)현빈이, (김)태연이, (이)도윤이와 많이 이야기하고 서로 도와주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에서 같이 움직이는 박정현, 문현빈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선진은 “좋은 후배들이다. 정현이는 갖고 있는 능력이 정말 좋다. 현빈이도 신인이지만 야구를 임하는 자세가 그 나이답지 않게 좋고, 자기 것이 잘 정립된 친구다. 좋은 후배들을 보면서 나도 배우면서 한다”고 후배들을 한껏 치켜세웠다. 
한화 오선진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2023.02.22 /jpnews@osen.co.kr
한화는 하주석이 음주운전 적발로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주전 유격수 자리가 비어있다. 내야 전천후 수비가 가능한 오선진이지만 캠프 기간 유격수 자리만 맡고 있다. 주전이든 아니든 유격수로서 내야 수비 중심을 잡아야 한다. 
수비 못지않게 타격도 주목된다. 지난해 삼성에서 100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6리(268타수 74안타) 3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310) 이후 개인 최고 타율로 희생 번트 16개로 작전 수행 능력도 보여줬다. 1차 미국 캠프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에 이어 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SSG전 연습경기에도 적시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오선진은 “작년 좋았을 때 타격 영상을 보며 유지하려고 한다.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우측과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내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연습한다. 희생 번트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며 “힘이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체중도 유지하고 관리 중이다. 남은 캠프 기간 실전 감각을 잘 끌어올려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2회말 한화 오선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3.03.03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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